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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타 먹고 축배한잔 들고’ 펄어비스 10주년 가보니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10일 펄어비스 사내 분위기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평소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인원이 많아 조용한 편이다.

이날만큼은 달랐다. 최근 사내식당에 창립 10주년을 기념한 특별 메뉴가 연일 오르는 가운데 특식 중의 특식이 등장했다. 랍스타와 토마호크스테이크다. 사내 인원이 몰렸다. 후식 음료수도 준비됐다. ‘축배한잔’과 ‘바다한잔’이다.

펄어비스 창립 10주년 기간에 사옥을 방문하자, 게임사 특유의 생기발랄한 분위기가 와닿았다. 특히 10일 사내 분위기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간 듯했다. 특식 때문만은 아니다. 하이라이트가 또 있었다. 회사가 800여명 직원 모두에게 아이패드 프로를 증정한 것이다. 10주년 선물 패키지를 나르는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코로나19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은 철저했다. 입구의 전신 소독기부터 사내에선 눈길이 닿는 곳 어디에나 살균 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다. 사내식당 테이블은 투명 칸막이로 분리돼 있다.

평소에도 통 큰 복지로 유명한 기업이 펄어비스다. 회사는 2017년 업계 최초로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야근수당(시급 1.5~2배)을 챙겨줬다. 기혼자 자녀 양육비 월 50만원, 난임 부부 지원, 월 50만원 월세 지원, 임직원 가사 청소 지원 등도 여타 게임기업에서 볼 수 없는 복지다.

펄어비스는 간판 게임 ‘검은사막’ 하나로 세계 각지에서 유명세를 일군 게임사다. 이제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 유명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의 74%가 국외에서 나왔다. PC원작 검은사막이 모바일, 콘솔로도 인기를 얻고 북미·유럽에서도 팬층이 자리 잡으며 임직원 800여명, 연매출 규모 5200억원대에 이르는 유력 게임사로 성장했다.

펄어비스 홈페이지 갈무리
펄어비스 홈페이지 갈무리
이 회사가 더욱 눈에 띄는 이유는 ‘자체 엔진(개발도구)’을 가졌다는 점이다. 자체 엔진을 가진 대형 회사는 여럿 있지만, 상용 게임에 자체 엔진을 활용해 글로벌 성공시킨 국내 게임사는 펄어비스가 유일하다. 엔진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콘텐츠 완성도는 물론 개발 속도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현재 차세대 엔진도 개발 중이다. 내년 4분기에 나올 초대형 야심작 ‘붉은사막(크림슨데저트)’에 적용된다. 붉은사막은 지난해 지스타에서 공개돼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서구권 콘솔 게임에 가까운 분위기를 풍기는 게임이다. 적자생존의 거친 판타지 세계를 표현했다. 조각처럼 잘 생기고 예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여느 국산 또는 중국산 게임과는 달라 보였다. 열혈 게이머들도 이런 측면에서 ‘마스터피스(걸작)’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거는 상황이다.

펄어비스는 10주년을 맞아 새 엠블럼과 영상을 공개했다. 간판 게임인 ‘검은사막’ 속 흑정령 캐릭터가 심연 속 진주에 닿는 모습이 담겼다. 회사명 펄어비스 그대로의 표현이다. 검은사막 이후 붉은사막, 도깨비 등 차세대 게임들이 또 다른 진주가 될 수 있을까.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다만 ‘인재가 모든 것’인 게임산업에서 이처럼 직원 챙기기가 각별하다면 펄어비스가 뭔가 해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아이패드 증정 소식을 접하며 ‘부러우면 진다’라는 말을 절실히 느낀 회사 방문이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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