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만 13세 이상 국민에게 통신비 지원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복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국가 재정은 악화되고 있지만 정작 국민 입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의 지원책이어서 예산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신비 2만원 지원 방안은 지난 10일 4차 추경안 편성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력해 다수 국민의 비대면 활동이 급증한 만큼 모든 국민에게 통신비를 일률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적은 액수이지만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굳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의 통신비 2만원 감면이 합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학생 이상 자녀가 있는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면 8만원이다. 한차례 외식을 할 수 있는 돈이다. 사실 가계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전체 감면되는 규모는 9000억원을 상회한다. 스타트업, 벤처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9000억원이라는 돈은 경제 회복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게다가 통신비 감면은 지역상권에서 사용되는 것도 아니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차라리 지역화폐로 제공되면 지역상권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통신비의 경우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승수 효과가 없다"면서 "영세자영업자나 동네 골목의 매출을 늘려주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신비 2만원 지급에 들어가는 예산 9000억원으로 전국에 무료 와이파이망 확대 사업에 투자할 것을 제안한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내놨다.
김 지사는 "학교를 비롯한 공공장소와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 경로당 등에 무료 와이파이망을 대폭 확대한다면 국민들의 '통신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나아가 청년들이나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도 지역 구분없이 데이타 통신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무료 와이파이망 구축을 설계한다면 '디지털 뉴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에서도 연일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정의당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비대면 근무로 통신비가 늘어서 정부가 통신비 2만원을 준다고 했지만 정작 국민들 통신비 증가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재정이 어려운 상태에서 제정신 가지고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10일 "추석을 앞두고 국민 마음을 2만원에 사보겠다는 계산"이라며 "나랏돈, 국민 혈세 이렇게 막 써도 되나. 저는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두터워야 할 자영업자 지원은 너무 얇고, 여론 무마용 통신비 지원은 너무 얄팍하다"며 "받는 사람도 떨떠름하고 소비진작 경제 효과도 없는 예산을 그대로 승인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추진된 통신비 지원방안이 이번 4차 추경안 심사의 최대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