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중국 최대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가 비상이다. 대형 고객사가 떠날 위기다. 중국 반도체 굴기에 악재다.
2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퀄컴이 SMIC에 할당한 물량을 대만 업체로 이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안으로 TSMC, UMC, 뱅가드(VIS) 등이 꼽힌다.
대만 언론은 “퀄컴 경영진은 SMIC에 대한 미국 제재 우려로 대만 업체와 공급 계약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퀄컴은 SMIC의 3대 고객사 중 하나다. SMIC 매출의 약 13%를 차지한다. SMIC는 28나노미터(nm) 및 14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퀄컴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을 생산한다.
앞서 미국 행정부가 SMIC를 거래 제한 기업(블랙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MIC가 자국 국방부와의 협업이 추정된다는 이유에서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SMIC는 미국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최대 고객사 화웨이와 거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미국 상무부에 승인 요청서를 제출했다. 미국 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조치다.
SMIC는 미국 어플라이드, 램리서치, KLA 등의 장비를 사용한다. 미국 제재가 현실화되면 생산라인은 전면 중단된다.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SMIC는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자국 반도체 굴기를 위한 선봉장으로 꼽힌다. SMIC는 국가집적회로(IC)산업투자펀드와 상하이집적회로펀드로부터 총 22억5000만달러(약 2조7758억원)을 투자받았고,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관리위원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10년 법인세 면제도 예정된 상태였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반도체 흔들기에 나서면서 SMIC도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