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전기차 수요 증가로 국내 배터리 3사가 분주하다. 수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소재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자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은 자회사, 합작법인 등을 통해 배터리 소재 자체 조달 비중을 높이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양극재 내재화에 한창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LG화학은 지난 15일 중국 화유코발트와 전구체(프리커서) 및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전구체는 양극재 원재료다. 양사는 지난 2018년 관련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두 공장 모두 중국에 마련됐다. 전구체는 취저우시, 양극재는 우시시에 위치한다. 생산능력은 각각 연산 4만톤(t)이다. 향후 10만t 규모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LG화학은 전구체 공장 833억원(지분 49%), 양극재 공장 1561억원(지분 51%)을 투입했다.
앞서 GS이엠의 전북 익산공장 양극재 생산설비와 해당 사업부문 인력 등을 인수하기도 했다. LG화학은 기존 충북 청주 공장 생산능력 확대 및 경북 구미 공장 건설 등이 예정된 상태다. LG화학은 양극재 사용량 35% 자체 조달이 목표다.
삼성SDI는 계열사 에스티엠으로부터 양극재를 수급하고 있다. 에스티엠을 울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지난 7월에는 에스티엠에 양극재 제조 설비를 312억원에 양도하기로 했다. 사업 효율성 차원이다.
지난 2월에는 에코프로비엠과 양극재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는 오는 2021년까지 각각 총 720억원, 48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경북 포항에 양극재 생산라인을 착공, 오는 2022년 1분기 가동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삼성SDI 전용라인이다.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전문업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육성하고 있다. 분리막은 미세한 구멍을 통해 이온만 이동시키고, 양극과 음극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소재다. 최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000억원을 조달했다.
SKIET는 충북 증평에 분리막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 12호, 13호 라인을 완공하면서 생산능력이 연산 기존 3억6000만제곱미터(㎡)에서 5억3000만㎡로 늘었다. 중국 창저우에 건설되는 연산 6억7000만㎡ 규모 신규 공장을 올해 4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폴란드 실롱스크주에서 짓고 있는 연산 3억4000만㎡ 규모 분리막 공장도 내년 완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SKC가 인수한 SK넥실리스도 SK이노베이션을 지원한다. SK넥실리스는 음극재 핵심소재 동박 제조업체다. 전북 정읍 생산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연산 9000t 규모 6공장을 착공, 2022년 1분기 완공이 목표다. 6공장 완공 시 총 5만2000t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배터리 업계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등이 협력사로 있지만 물량이 넉넉하지 않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자체 공급망을 마련하는 이유”라며 “향후 소재 업체들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갈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