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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0] “동료의원 모욕 사과해!” “못해!” 과방위 국감 또 파행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동료 의원 모욕했으니 사과해!” “그럴 의도 아니었는데 왜 사과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쏘아올린 ‘국회농단’ 의혹제기를 둘러싸고 여야간 공방이 결국 고성 섞인 파행으로 치달았다.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박대출 의원(국민의힘)이 제기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의 ‘국회농단’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이 심화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박대출 의원이 해당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동료 의원들을 모욕했다며 사과를 요구했으나, 박 의원은 사과 대신 유감만 표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카카오 갑질 의혹을 다시 공격하며 맞대응했다.

앞서 박대출 의원은 이날 “네이버가 회장사로 있는 인기협이 국회의원 연구단체를 기획해 국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인기협이 6월 작성한 문건에서 ‘국회 디지털경제 미래연구포럼’을 가칭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후 실제로 일부 명칭만 바뀐 ‘디지털경제 혁신연구포럼’이 7월 발족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권력과 포털 간 유착의 단면이고, 피규제기관이 규제기관인 국회를 배후 조정하겠다는 시도”라며 “네이버의 국회농단 의혹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으나, 여당 의원들은 즉각 “정당한 의정활동을 국회농단이라고 발언한 것은 모욕적인 언사”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사과를 촉구했다.

여야 의원들은 오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시작부터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해당 포럼에 참여한 여야 막론 모든 의원들이 마치 특정 회사에 사주를 받은 누군가를 통해 속아 넘어간 것처럼 규정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국회의원 스스로 국회 권위를 실추시키고, 마치 특정 유착에 좌지우지되는 기관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은 그러나 “저는 동료 의원을 존중하고 있고 폄훼하려는 의도도 그런 발언도 없었다”면서 “문건대로라면 네이버가 국회까지 손 뻗쳐 영향력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고, ‘배후 조정’이나 ‘국회 농단’이라고 표현한 것은 동료 의원을 주체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오해가 있었다면 유감”이라고 했지만 사과하지는 않았다.

몇몇 야당 의원들은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갑질 의혹을 물고 늘어졌다. 야당 간사인 김성중 의원(국민의힘)은 “정치를 하다보면 말이 과할 수도 있다”며 “농단이라는 몇가지 용어 때문에 반발이 나왔는데,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사보임 요구한 윤영찬 의원은 ‘(카카오) 들어와’ 사건부터 서로 얘기하면 끝도 없다”고 박대출 의원을 두둔했다. 조명희 의원(국민의힘)도 “윤영찬 의원은 (갑질 의혹을 해명할 당시) 거짓말 하지 않았느냐”며 “우리도 참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에 윤영찬 의원도 발끈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간에 “왜 반말하느냐” “소리 지르지 마라” 등 고성이 오가며 파행으로 치달았다. 윤영찬 의원은 “동료 의원들이 일개 협회에 끌려다니고 조종 당한 것처럼 표현한 것이 모욕이 아니면 뭐냐”면서 거듭 사과를 요구했으나 박대출 의원은 “기분 나쁜 내용이 아닌데 기분 나쁘다고 해서 제가 어떻게 사과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과방위는 약 20분간 감사를 중지한 끝에 속개했다. 박대출 의원은 “의원들을 불편하게 했다면 유감”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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