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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네티즌 트집에…삼성전자, 中 BTS 한정판 판매 중단

이안나

- BTS 한국전쟁 관련 소감에 일부 중국 애국주의 네티즌 불매 운동 주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스마트폰 및 무선이어폰 방탄소년단(BTS) 한정판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중국 일부 애국주의 성향 네티즌들이 아이돌 그룹 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을 걸고 넘어져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어서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에서 갤럭시S20플러스·갤럭시버즈 BTS한정판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이 모델은 삼성전자가 6월부터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해 오던 제품이다.

계기는 BTS가 한·미 우호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주는 ‘밴 플리트상’을 받은 후 발언한 수상소감이다. 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지난 7일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이라는 표현이 한국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고귀한 희생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일각에선 “국가 존엄과 관련된 사항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 불매운동을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에선 6·25전쟁을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돕는 것)라 칭한다. 최근 미국과의 갈등이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은 애국주의와 고난극복 의미로 ‘항미원조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애국주의 성향 매체 환구시보 등이 일부 네티즌들의 의견을 보도하며 사태를 키우고 있다. 환구시보는 “BTS가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며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관련 보도와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며 "역사를 거울 삼아 우호를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한편 삼성전자에 이어 휠라와 현대자동차 등 다른 기업들도 BTS 관련 흔적 없애기에 나섰다. 휠라는 지난해부터 중국 웨이보에 BTS 사진과 광고 이미지를 업로드해왔지만 현재 관련 게시물은 노출되지 않는 상태다. 현대차 역시 공식 웨이보 계정에 BTS가 글로벌 수소캠페인 홍보대사로 활동한 이미지와 영상을 모두 없앴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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