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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산업용 AI 시장 선점 나선다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KT(대표 구현모)는 통신을 비롯해 제조·교통·물류 등 산업용 인공지능(AI) 시장을 공략하는 4대 ‘융합 AI 엔진’을 14일 공개했다. 4대 AI 엔진은 ‘네트워크 AI’ ‘기가트윈’ ‘로보오퍼레이터’ ‘머신닥터’다.

정보기술서비스·컨설팅 회사 아토스에 따르면, 전세계 기업들은 2021년 AI와 인지 자동화 시스템에 총 520억유로(한화 71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AI가 고객용(B2C) 서비스 중심에서 기업용(B2B)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비즈니스 기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KT는 일반 소비자에게는 AI 스피커나 음성인식 기술로만 익숙한 AI 기술을, 4대 AI 엔진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하기로 했다.

우선, 4대 엔진 중 ‘네트워크 AI 엔진’은 고객이 문제를 확인하고 고객센터에 신고하지 않아도 AI가 먼저 확인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정능력을 가진 네트워크다. 기존에는 사람의 경험·역량에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설계-구축-운용 등 모든 네트워크 업무를 100% AI 기술로 구현하는 것이 이 엔진의 진화방향이다.

네트워크 AI 엔진은 요약된 문구·문장으로 되어 있는 수만 가지의 장비 경보 패턴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학습했으며, 정상 상태와 학습한 데이터가 얼마나 유사한지 비교하는 방식으로 인간 수준의 장애 예측과 복구 조치가 가능하다. 특히, KT는 네트워크 AI 엔진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특성에 따라 3가지 솔루션을 만들어 자사 통신망에 적용했다. ‘닥터로렌’은 유선 네트워크를, ‘닥터코어 IP’와 ‘닥터케이블(Dr. Cable)’은 외부통신시설(OSP)을, ‘닥터와이즈’는 LTE·5G와 같은 무선 네트워크를 책임진다.

향후 KT는 네트워크 AI 엔진을 활용해 회선, 네트워크 AI 솔루션,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이 통합된 새로운 B2B 플랫폼을 만들어 국내외 기업전용 네트워크·솔루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기가트윈’은 자가진화 기능이 담긴 디지털트윈 AI 엔진이다. 실물과 가까운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고 실황에 가까운 예측 데이터를 제공한다. 특히, 적은 데이터로 초기 학습 모델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고 이후 쌓이는 데이터로 강화 학습을 하는 등 스스로 진화할 수 있어 최신 이슈를 지속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기가트윈을 교통 분야에 적용하면 공간 모델을 만들어 전국의 실시간 도로 상황을 100%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두시간 이후의 교통흐름 변화를 정확도 88% 수준으로 예측해낸다. KT는 이 AI 엔진을 10개 광역단위 교차로의 최적 교통신호제어 시스템에 활용하게 되면 약 20%의 교통 정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 번째로, ‘로보오퍼레이터’는 설비제어에 특화된 AI 엔진이다. 복잡한 설비 구조를 빠르게 학습해 목적에 맞게 최적화된 제어 솔루션을 제공해준다. 딥러닝이 설비들의 상호관계를 학습하고, 설비의 가동·정지 시점과 설정값 등 빌딩 자동화 시스템에 전달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 AI 엔진은 다양한 설비(냉난방설비, 전력설비, 생산설비, 공작설비, 신재생설비 등)와 쉽게 연동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KT광화문빌딩 이스트, LS타워, 대전 세이브존 등 6개의 건물에 적용돼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대 18%의 냉난방용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머신 닥터’는 사운드·진동·전류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기계 결함을 학습하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 진단해준다. 머신 닥터에는 고객 설비 환경을 스스로 학습하고 맞춤으로 조언해 주는 셀프러닝(Self-Learning) 기능이 탑재됐다.

이날 KT는 4대 융합 AI 엔진을 기반으로 통신과 비(非)통신 산업 현장에 적용될 새로운 AI 기술·솔루션을 더 빠르고 똑똑하게 개발하기 위해 ‘KT브레인허브(Brain Hub)’를 구축했다. KT브레인허브는 웹 페이지 기반 ‘AI 학습용 데이터’ 플랫폼이다. AI 학습용 데이터의 품질에 따라 AI 성능과 기술력이 결정된다.

KT브레인허브는 AI 학습용 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수집해 가공 데이터로 제공한다. KT브레인허브에는 네트워크 인프라, 에너지, 빌딩설비, 음성인식, 영상인식 데이터 등 AI 학습 데이터가 저장돼 있다. 이미지·비디오·오디오·텍스트 등 데이터 유형과 종류에 따라 분류돼 있어, AI 개발자가 원하는 데이터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또 AI 학습 데이터를 다른 개발자가 이용한 연구사례와 노하우도 볼 수 있다.

홍경표 KT 융합기술원장 전무는 “KT는 음성인식 등 인터페이스 AI 기술뿐 아니라 산업현장에 특화된 융합 AI 엔진과 산업별 데이터 자원 및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며 “KT가 보유한 AI 기술력으로 통신·비통신 산업의 생산성·효율성을 높이고 플랫폼 시장의 혁신을 이끌어나가겠다”라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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