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 게임 해봤어?”… 해외에도 입소문 난 ‘카잔’, 넥슨 글로벌 확장 이끌까

문대찬 기자
8월20일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전야제 ONL에서 카잔이 소개되고 있다.
8월20일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전야제 ONL에서 카잔이 소개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혹시 이 게임 해 봤나? 어떤 게임인지 궁금하다.”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현장에서 만난 한 해외 게임사 고위 관계자는 기자의 노트북에 붙은 ‘카잔’ 캐릭터 스티커를 가리키며 이같이 물었다.

그는 “소울라이크 팬이라 관심이 많다. 지스타도 출품했더라”고 관심을 보였다. 단편적이지만 ‘퍼스트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에 대한 적잖은 서구권 인지도를 엿볼 수 있었다.

카잔이 기반하는 IP(지식재산)의 서구권 영향력을 고려하면 넥슨에겐 더욱이 반가운 대목이다. 카잔은 넥슨 대표작 ‘던전앤파이터’를 확장해 개발 중인 하드코어 액션 게임이다. 던전앤파이터는 동양권에선 영향력이 높은 IP지만 서구권에선 사실상 인지도가 없다시피하다.

넥슨이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해 개발 중인 '퍼스트버서커: 카잔' [ⓒ넥슨]
넥슨이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해 개발 중인 '퍼스트버서커: 카잔' [ⓒ넥슨]

카잔을 향한 높아진 관심은 넥슨의 전략적인 글로벌 마케팅 활동과 맞물려 있다.

넥슨은 지난 여름 글로벌 게임쇼에 잇따라 카잔을 출품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특히 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서구권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선 최초로 게임 시연을 진행하고, 전야제 격인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를 통해 플레이 영상까지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ONL은 시청 플랫폼을 통틀어 4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게임스컴 현장 방문객은 닷새간 33만 5000명을 기록하며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한 수준을 보였다. 게임스컴 출품을 통해 넥슨이 얻은 실질적 이익과 브랜드 가치가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는 부분이다.

실제 카잔은 게임스컴 현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 게임 시연 대기에만 기본 3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부스 앞 대형 LED판을 통해 펼쳐지는 카잔 영상을 넋 놓고 바라보는 관람객도 적지 않았다. ‘어쌔신크리드 섀도우스’ 등 유명 시리즈 IP 게임 못지 않은 열기였다. 서구 게이머들에겐 낯설기만한 IP 특성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지난 10월 열린 프랑스 최대 게임쇼 ‘파리 게임 위크’에서도 현지 게이머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카잔 시연 공간을 마련한 엑스박스 부스에는 카잔을 플레이하기 위한 게이머들로 기나긴 대기열이 형성됐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게임” 등의 호평도 잇따랐다는 후문이다. 연이은 글로벌 게임쇼 출품에다 데모 버전 공개까지 거치면서 확실한 입소문을 탔다는 평가다.

지스타에서도 카잔을 플레이하기 위해 오전 일찍이부터 넥슨 부스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등, 국내외에서 흥행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카잔은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고돼있다.

지스타에서 게이머들이 '퍼스트버서커: 카잔'을 플레이하는 모습.
지스타에서 게이머들이 '퍼스트버서커: 카잔'을 플레이하는 모습.

업계는 던전앤파이터 IP의 ‘세계화’를 꿈꾸는 넥슨의 숙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넥슨은 그간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양한 장르의 신작 게임을 내놨지만 원작 아성을 좀처럼 넘지 못했다. 카잔이 서구권 선호도가 높은 PC·콘솔 액션 게임인 만큼, 동양권에 집중돼 있는 던파 IP 경쟁력을 글로벌로 확장할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카잔은 자사 핵심 IP를 다양한 라인업으로 확장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넥슨의 종적 확장 전략의 선봉에 선 작품이기도 하다. 카잔이 흥행하면 이러한 넥슨 방향성도 보다 힘을 받을 전망이다. 넥슨은 IP 종적 확장 전략을 강화해 2027년 연매출 7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카잔을 개발 중인 네오플 윤명진 대표는 지스타에서 “카잔은 전 세계적으로 반응이 굉장히 좋은 상태다. 테크니컬 테스트를 통해 게임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며 “판매량이나 메타크리틱 등 수치적인 부분보다는 개발할 때 집중한 부분들을 유저들에게 잘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가 좋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