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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파라이크’ 넥슨 카잔, 잠재력은 봤다… 숙제는 ‘액션 쾌감’ [게임스컴 2024]

문대찬 기자
넥슨이 게임스컴 2024에 출품한 신작 '퍼스트버서커:카잔'
넥슨이 게임스컴 2024에 출품한 신작 '퍼스트버서커:카잔'

[독일(쾰른)=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P의거짓’, ‘스텔라블레이드’로 이어진 국산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흥행 계보를 이을 잠재력은 엿봤다. 남은 숙제는 ‘던전앤파이터’가 지향하는 액션 쾌감을 얼마만큼 확대하느냐다. 넥슨 신작 ‘퍼스트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의 얘기다.

넥슨은 21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4’에서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 중인 PC·콘솔 신작 카잔을 출품하고 글로벌 게이머에게 플레이 기회를 최초로 제공했다.

네오플 윤명진 대표는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카잔을 하드코어 액션 RPG라고 지칭했다. 소울라이크 장르 요소를 일부 차용한 것은 맞지만, 궤는 분명히 다르다는 목소리였다.

실제 카잔에는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을 차용한 몇몇 요소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카잔만의 방향에 맞게 비트는 등 선명한 거리두기 흔적이 엿보였다.

일례로 카잔엔 소울라이크에서의 일종의 세이브 포인트이자 성장 지점인 ‘화톳불’과 같은 개념이 존재한다. 다만 적이 근처에 있으면 활성화되지 않는 소울라이크의 그것과 달리, 카잔에선 적이 턱밑까지 쫓아와도 화톳불을 켜 생존할 수 있다.

카잔에 등장하는 보스 '볼바이노'. [ⓒ넥슨]
카잔에 등장하는 보스 '볼바이노'. [ⓒ넥슨]

직접 플레이해 본 카잔은 엄밀히 말해 ‘던파라이크’에 가까웠다. 전설적인 대장군 ‘카잔’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세계관을 계승한 것 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원작의 전투 감각까지 가져왔다.

스태미너 기반으로 가드와 회피를 활용해 전투하는 전통적인 액션 RPG 문법을 따르면서도, 던파 핵심인 다양한 스킬 기반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에 집중했다.

보스전에서 이러한 방향성이 두드러졌다. 카잔의 가드 판정은 넉넉한 편이다. 회피하며 기회를 엿보기보다, 공방을 주고받는 전투에 최적화돼 속도감 있게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

또 보스들의 공격 패턴은 까다롭지만, 여기엔 암기를 강요하는 엇박 패턴 등 플레이어를 집요하게 괴롭히겠다는 ‘악의’는 담겨있지 않아 스스로 공략법을 풀어나가는 재미가 적잖았다.

일종의 장비 파밍 요소도 차별화 지점이었다. 카잔에선 월드 내에 흩뿌려진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준보스급 적을 처치해 경험치나 고유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준보스급 적의 경우 일반적인 액션 RPG에선 한 번 해치우면 재차 등장하지 않는데, 카잔에선 플레이어가 죽거나 화톳불을 켜고 나면 이들이 되살아난다.

개발진은 성장과 파밍을 위한 의도적인 설계라고 밝혔다. 필요에 따라선 오로지 캐릭터 성장에만 집중해 반복적인 구간 플레이를 하는 ‘XX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액션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라도 능력치 성장과 고급 장비 파밍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조다.

또 획득한 장비 종류에 따라 캐릭터 외형과 플레이 스타일, 스킬도 달라지기 때문에 게임 재미에 다채로움을 더하는 것과 동시에, 게임의 지속성도 늘릴 것으로 기대됐다.

게임스컴 2024 넥슨 카잔 부스. 대기열이 길게 늘어서 있다.
게임스컴 2024 넥슨 카잔 부스. 대기열이 길게 늘어서 있다.

숙제는 ‘액션 쾌감’의 극대화다. 현 단계에서 카잔이 선사하는 전투 경험은 분명 쾌적하고 재미있지만, 가슴을 뛰게 할 만큼 강렬하지는 않았다. 전반의 타격감이 가벼운 데다 적 타격시 시각 효과나 카메라 워킹도 다소 단조로워 기대했던 만큼의 손맛을 느끼긴 힘들었다.

전투 표현과 연출에서 3D셀 애니메이션 그래픽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지 못했다는 인상도 짙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시각효과가 보다 만화적인 느낌으로 과해져도 좋을 것 같았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남은 개발 단계에서 이러한 몇 가지 아쉬움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카잔 흥행 성과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오는 10월 글로벌 대상으로 테스트르 진행해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수집할 계획이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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