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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통신’ KT, 산업용 AI 시장서 금맥 찾는다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통신기업에서 탈피해 인공지능(AI)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KT가 이번에는 산업용 AI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지금까지 음성인식과 생활서비스 등 고객용(B2C) 위주였던 AI 시장이 산업 전반의 기업용(B2B) 영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14일 KT는 서울 우면동 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융합 AI 엔진’을 중심으로 ‘산업용 AI’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통신은 물론 제조·교통·물류 등 산업 전반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수요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정보기술서비스·컨설팅 회사 아토스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은 2021년 AI와 인지자동화 시스템에 약 71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정작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전문인력 부족과 기술적 진입장벽, 비용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기업의 72%가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뽑았지만, 50%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조정하는 것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에 KT는 4대 융합 AI 엔진인 ‘네트워크 AI’ ‘기가트윈’ ‘로보오퍼레이터’ ‘머신닥터’를 통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AI B2B 비즈니스모델(BM)을 찾기로 했다.

특히 통신기업으로서 가진 전국 인프라 장점을 적극 살린다. 홍경표 KT 융합기술원장 전무<사진>는 “금융권이나 우정망 등 전국적으로 인프라를 가지고 운영하는 기업군이 꽤 있다”면서 “시설을 가진 기업이라면 가지고 있을 오퍼레이션 기술 니즈를 KT가 AI로 자동화하고 솔루션을 도입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BM이 된다”고 말했다.

이미 KT는 지난해 10월 ‘AI 기업으로의 변신을 통한 재도약을 선언하면서, 앞으로 4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AI 원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선보인 바 있다. AI B2B 시장에서의 BM 또한 당시 전략의 한 부분이다. KT는 올해 2분기 실적에서도 AI·DX 사업부문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16% 상승하며 B2B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자경 KT 컨버전스연구소 TF장 상무는 “C레벨 컨설팅 등 다양한 기업활동을 통해 실제 여러 고객사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기업명을 제시하긴 어렵지만, 식료품이나 영업 등 분야에서 다양한 고객풀이 있고, 하반기에 산업용로봇이 상용화되면서 로봇 사업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인더스트리 AI 적용사례를 살펴보면,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해 네트워크 장애원인과 조치방안을 제시하는 네트워크 AI 엔진의 한 솔루션인 ‘닥터로렌’은 전국 사업장을 가진 우체국사업본부의 우정망에 적용, 5000만개 케이블에 이르는 초대형 네트워크 시설정보를 처리하고 있다. 실제 도입 후 장애 전표는 5분의 1로 줄었으며 장애 분석시간도 수십분에서 수분으로 단축했다.

KT의 대표 디지털트윈 기술인 ‘기가트윈’은 실물과 가까운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어 예측 데이터를 제공한다. 일례로 전국의 실시간 도로상황을 트윈시켜 100%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며, 10개 광역단위 교차로의 교통신호제어 시스템에 활용해 교통정체를 20% 개선할 수 있다. KT는 자체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원내비’ 사업에도 도입해 도착시간 예측정확도를 높였다.

설비제어에 특화된 AI 엔진인 ‘로보오퍼레이터’는 현재 KT광화문빌딩 이스트를 비롯해 6개 건물에 적용돼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대 18%의 냉난방용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머신 닥터’는 사운드·진동·전류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기계 결함을 진단해주는 엔진으로, 상품화를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전문가도 분석이 어려운 지게차 냉각팬 소리를 AI가 분석해 비정상 신호를 캐치하는 등 활용할 수 있다.

이종필 KT 인프라인텔리전스담당 상무는 “지능화가 가능한 유무선 모든 업무에 있어 선제적인 장애예측과 복구, AI가 시설관리도 직접하는 지능적인 원격관리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며 “KT가 현재는 회선 중심의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AI로 B2B 기술을 확 바꿔 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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