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TSMC, 3분기 'EUV 쟁탈전' 승리…삼성, 이재용 부회장까지 총력전

김도현
- ASML, EUV 비중 급증…SK하이닉스·인텔 등도 눈독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1~2위가 극자외선(EUV) 장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3분기는 TMSC가 우세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까지 나섰다. 향후 양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UV는 빛의 파장이 13.5나노미터(nm)에 불과하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대비 14배 짧아 미세회로를 그리는 데 유리하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EUV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해당 제품은 네덜란드 ASML이 독점 공급한다. 대당 1500억원 이상에 달한다. 14일(현지시각) ASML에 따르면 3분기 장비 매출 비중에서 EUV가 차지하는 비중은 66%다. 이 기간 14대가 매출로 잡혔다. 그동안 ArF 장비가 최대 매출처였지만 처음으로 EUV가 앞섰다.

국가별 매출 비중을 보면 대만(47%)이 가장 높았다. TSMC가 3분기에 가장 많은 EUV 장비를 구매했다는 의미다. 한국은 2분기(38%)보다 3분기(26%)에 줄었다.

ASML 2018~2019년 매출에서 한국과 대만의 비중을 보면 각각 35%→19%, 19%→51%다. EUV 공정을 선제 도입한 삼성전자가 2018년, 후발주자인 TSMC가 2019년에 EUV 장비를 많이 확보했다는 뜻이다. 올해 역시 치열한 경쟁 속에서 TSMC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대수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ASML 네덜란드 본사를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피터 버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는 물론 D램 공정에도 EUV 장비를 활용하고자 한다.

EUV 수요 상승으로 ASML은 매년 EUV 장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2018년 18대 2019년 26대에 이어 2020년 30대 이상이다. 2021년에는 45~50대 수준을 목표로 한다. ASML은 EUV 장비 생산 주기를 지난해 말 기준 30주에서 현재 24주로 단축했고 향후 20주로 당길 계획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할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와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 인텔 등도 EUV 장비 구매를 준비하고 있다. 향후 장비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ASML은 3분기 매출액 39억5800만유로(약 5조3282억원) 영업이익 12억1600만유로(약 1조63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32.5% 77.2% 상승했다.

버닝크 CEO는 “3분기 매출은 2분기에 제시한 전망치를 상회했다”며 “3분기 10대의 EUV 장비를 선적했고 14대가 실적에 반영됐다. 3분기 코로나19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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