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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통신사 ‘강매’ 편견 깬다”…LGU+의 ‘MZ세대’ 공략법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흔히 ‘통신사’라고 하면 느끼는 선입견들이 있다. 이것을 깨려면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닌, 고객이 보고 싶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LG유플러스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 지상 6층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 MZ세대를 공략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 공간의 이름은 ‘일상비일상의틈’이다. 말 그대로 고객이 일상과 비(非)일상 사이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다는 의미로 브랜딩했다.

15일 LG유플러스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일상비일상의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Z세대를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발표했다.

이 공간의 특징은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단순히 새로 나온 스마트폰과 요금제를 홍보하거나, 5G 서비스를 체험하게 하는 매장이 아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원하는 전시를 구경하거나 친구들과 모임을 가질 수 있고, 사진을 찍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살아 있는 식물들을 배치해, ‘도심 빌딩숲에서 만나는 자연’을 콘셉트로 삼았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MZ세대 성향과 니즈를 분석하고 ‘전시’ ‘카페’ ‘독립서적’ ‘사진’ ‘모임’이라는 5가지 키워드를 도출했다. 그리고 키워드마다 브랜드 인지도가 있고 기획력과 전문성을 갖춘 제휴사들을 선정해 공간에 직접 큐레이션했다. 그동안 통신사들이 5G 체험 공간 등을 한시적으로 선보인 일은 많았지만, 이와 같이 특정 타깃층을 겨냥해 문화공간을 꾸린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개관 한달째, 이곳을 찾은 MZ세대 방문자는 벌써 1만5000명이 넘었다.

그렇다면 LG유플러스는 왜 이런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야 했을까?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은 “통신사가 늘 해 왔던 ‘우리 상품 좀 사달라’는 식의 마케팅 방식으로는 고객이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통신사’라고 하면 매장에 들어갔을 때 뭘 강매하려 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고객이 먼저 발을 딛게 하려면 그들이 원하는 브랜드와 서비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공간에서 LG유플러스는 고객의 실시간 반응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이 진짜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이렇게 개선한 서비스 혜택은 고객으로하여금 로열티와 브랜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선순환이 될 것이란 구상이다. 또한 공간마다 LG유플러스의 브랜드가치를 자연스럽게 녹여 알릴 수 있다. 예를 들어 1층에서는 LG유플러스의 제휴 파트너인 구글의 유튜브 스튜디오를 선보이고, 2층 카페에서는 강원도 고성의 해변 모습을 실시간 5G로 보는 식이다.

김새라 그룹장은 “단순히 3개월, 1년 기한으로 잠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최소 3년 또는 5년 장기 프로젝트”라면서 “고객과 긴 시간 대화하는 과정으로, 관계 형성을 위한 첫 단추이자 중요한 플랫폼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 장준영 LG유플러스 브랜드마케팅담당과의 일문일답.

Q. MZ세대는 그만큼 유행에 민감한데, 각 제휴처들과의 제휴 기간은 얼마나 되나.

A. (장준영 담당) 현재 입점해 있는 서점이나 카페 등은 MZ세대가 우선적으로 선호하는 브랜드로, 제휴 기간은 1년 단위로 진행하고 있다. 나중에 제휴사들을 통한 고객과의 관계나 고객 혜택 등을 고려해서 계속 함께할지 혹은 새로운 브랜드를 찾아나설지 고민해갈 것이다.

Q. MZ세대가 선호하는 곳들이라 해도, 일단 유플러스를 알리는 것도 필요할 텐데.

A. (장준영 담당) 유플러스 브랜드를 내세우는 게 과연 고객이 원하는 대화방식인지 고민했다. 고객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찾아오면, 그 안에서 우리 상품과 서비스 브랜드를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소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층 카페에서는 유플러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성 카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5층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유플러스가 제공하는 넷플릭스나 유튜브 제휴 서비스, 홈트나 게임 등을 선보일 수 있다.

Q. 비슷한 콘셉트의 해외 사례가 있는지. 국내에선 첫 시도인가.

A. (김새라 그룹장) 우리가 처음에 해외 사례를 보고 시작한 것은 아니고, 내부적으로 고객분석을 통해 발견한 아이디어다. 비슷하게 미국에서는 하이테크 기기들을 모아놓은 플랫폼에서 고객들이 살펴보게 하는 사례가 있었다. 업체들이 다양한 기기들을 직접 소싱하고, 고객이 실제로 어떤 기기들을 보고 어떤 장소에 더 머무르는지를 확인하는 경우다. 국내에서는 아마 비슷한 유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이러한 오프라인 소통공간을 둔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

Q. 공간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나.

A. (김새라 그룹장) 유료도 있다. 실제로 MZ세대는 비용을 내고 경험하고 싶은 것을 다 경험하려는 성향이 있다. 다만 유플러스 고객은 훨씬 더 낮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시현하다’ 작가와 (증명사진·스냅샷을 촬영할 수 있는) 경우도 좋은 케이스다.

Q. 다른 지점으로 계속 확장할 계획이 있나.

A. (김새라 그룹장) ‘일상비일상의틈’은 마케팅도 일부러 안했는데 1만5000명이 한달간 왔다 갔다. 다 입소문으로, 발견하는 재미로 왔다. 다른 지점으로 확장하는 것은 오픈 마인드다. 다만 이번 강남 ‘일상비일상의틈’에 대한 성공 케이스를 어떻게 만들지, 실제 상품서비스를 어떻게 전달할지 등 에코시스템을 돌려본 다음 확장 여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Q. MZ세대와의 소통이라면 오히려 온라인 방식이 낫지 않을까?

A. (김새라 그룹장) MZ세대가 밖에서 친구를 만나는 거라고 보면 된다. 혼자 집에 있을 때도 있지만 한번은 밖에 나와 만나는 오프라인 공간이 있어야 한다. 소통 방식은 비대면과 대면이 조화롭게 잘 돼야 진정한 고객 소통이 된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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