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넷플릭스·아마존’과 경쟁? 네이버-CJ, 큰 걸음 뗐다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는 일상 플랫폼이다. CJ는 생활문화기업으로 불린다. 전 국민의 일상과 맞닿아있는 두 기업이 피를 섞고 협력한다면 어떻게 될까. 몇 년 전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두 회사의 동행이 곧 시작을 앞뒀다.

26일 ​네이버(대표 한성숙)는 CJ그룹 계열사와 상호 협력을 통해 콘텐츠, 물류 분야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에 각각 1500억원 ▲CJ대한통운과 3000억원의 상호 지분을 교환한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온라인 플랫폼과 빅데이터를 주무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기술을 가졌다. CJ E&M는 내로라하는 콘텐츠 지식재산(IP)과 제작 역량을, CJ대한통운은 국내 1위 택배 인프라를 보유했다. 이들 장점을 잘 섞고 융합에 성공한다면 콘텐츠와 물류 분야에서 최고 위치에 있는 넷플릭스와 아마존과도 경쟁할 국내 기업의 탄생을 노려볼 수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 대항마 될까…안방 지키고 글로벌로 간다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오리지널(자체제작) 콘텐츠’에서 출발한다. 네이버와 CJ와 협업은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플랫폼 차원에서도 경쟁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양사 최종 목표는 글로벌 진출과 시장 안착이다.

현재 네이버가 ‘웹툰·웹소설의 멀티유즈’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CJ E&M까지 가세한다면 그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 CJ E&M과 스튜디오드래곤도 한류를 이끌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의 기술을 더해 브이라이브, 라인 등 글로벌 영상 플랫폼에 올리고 실시간 번역 등으로 세계인들과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CJ의 티빙(TVING) 플랫폼에 네이버 지식재산(IP)의 유통도 예상된다.

양사는 한류 콘텐츠를 만들 창작자 지원도 예고했다. 콘텐츠 제작, 창작자 육성 등을 위한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하는 등 3년간 3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고 글로벌 시장까지 시야에 둘 수 있다면, 창작자로서도 두 회사의 협업은 긍정적이다.

◆물류 협업은 진행 중…로봇 기술 스며들까

양사는 물류 사업에서 이미 협업 중이다.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시범적으로 풀필먼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풀필먼트는 고객의 주문부터 수집, 송장, 재고관리, 배송 등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의미하는 말이다. 양사 지분 맞교환을 통해 풀필먼트 전반의 혁신을 위한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음은 물론이다.

현재 이커머스와 물류 분야 최고기업은 아마존이다. 국내에서 그에 못지않은 혁신으로 뒤를 쫓고 있는 기업이 있다. 쿠팡이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이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쿠팡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빅데이터 AI 기술 측면에선 네이버가, 택배 인프라 측면에선 CJ대한통운이 경쟁력을 갖춘 까닭이다.

양사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혁신적인 물류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풀필먼트 정교화, 최적화를 추진한다. 네이버가 확보한 AI 로봇 기술도 물류 현장에서 쓰일 수 있다. 아마존이 선도하는 미래형 물류 모델도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목표할 수 있다. 양사는 국내 이커머스 물류 생태계를 발전시켜 향후 글로벌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이대호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