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이후 국내 소부장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소부장 강소기업 100’도 같은 맥락이다. 선정 기업은 향후 5년간 최대 20억원의 연구개발 자금과 우수인재 채용, 금융 및 투자부문 지원 등 기술개발부터 사업화 단계까지 최대 182억원을 지원받는다.
중기부는 지난해 1차로 54개, 올해 2차로 46개 기업을 선정했다. 반도체 부품과 소재를 생산하는 메카로는 지난달 2차 선정 기업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회사는 히터블록과 전구체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다.
히터블록은 반도체 기판인 웨이퍼에 열에너지를 균일하게 공급할 때 쓰는 부품이다. 반도체 장비 챔버 안에서 난로 역할을 한다. 전구체는 화학기상증착(CVD), 원자층증착(ALD) 등 공정을 통해 반도체 기판 위 금속 박막과 배선을 형성할 때 사용하는 소재다. 캐패시터에 증착돼 전류 누설과 간섭을 막는다.
메카로는 지난 2000년 11월 설립됐다. 2005년 솔믹스(현 SKC솔믹스) 자회사로 편입됐다. 2008년 모회사 솔믹스가 SKC에 매각되면서 메카로는 SKC의 손자회사가 됐다. 현재 회사를 이끄는 이재정 대표는 당시 SKC로부터 메카로의 지분을 인수해 분리 및 독립했다.
이후 히터블록과 전구체 사업이 성장하면서 회사도 자리를 잡아갔다. 지난 2017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 16일 경기 평택 본사에서 만난 메카로 관계자는 “강소기업 100에 선정되는 등 소부장이 주목받는 시기에 메카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카로는 히터블록 분야 점유율 1위 업체다. 국내에서는 90%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 일본, 대만,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히터블록은 세라믹, 메탈, 특수물질 등 종류가 다양한다. 메카로는 메탈 제품 위주다. 온도는 250~400도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다. 가격은 세트당 1000만원 정도다. 최대 1500만원까지로 스펙에 따라 가격차가 있다. 제작 기간은 기성품 4주, 제작품 6주 내외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경쟁사는 어플라이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 장비회사를 통해 히터블록을 공급한다. 추가 물량은 메카로 제품으로 바꾼다”며 “메카로도 세메스, 원익IPS 등의 장비 업체에 순정품으로 납품하기도 하지만 엔드 유저에 직접 공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중간 비용 등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다른 주요 매출처인 전구체는 경쟁이 심하다. 프랑스 에어리퀴드, 일본 아데카 등이 강세다. 에어리퀴드는 TSMC, 인텔, 마이크론 등 대형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아데카는 삼성전자, 메카로는 SK하이닉스 위주다.
메카로는 지르코늄(Zr) 계열 전구체를 메인으로 한다. 특히 고유전체(하이-K) 특성의 ‘ZM40’은 메카로의 특허물질이다. 메카로 관계자는 “ZM40은 수천억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를 발생시켰고 D램 선진화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18년 특허 기술상을 받았고 해외 업체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고객사 확보가 기대된다.
신성장동력으로는 태양전지, 특수밸브 등을 낙점했다. CIGS 및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다년간 개발했고 수년 내 양산이 목표다. 이달에는 케이브이티에스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생산용 밸브를 만든다.
메카로 관계자는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히터블록과 전구체를 국산화했고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선행개발을 통해 양과 질 동반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