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렌털하면 정수기’ 옛말…김치냉장고·프린터도 구독

이안나
- 소모품 교체·AS ·청소 등 관리서비스 중요성 커져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정수기로 대표되던 렌털 시장에 새로운 제품군들이 추가되고 있다. 대형가전이나 프린터 등을 구매할 때도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관리서비스를 함께 받으려는 '구독 서비스' 수요가 나타난 결과다.

구독 서비스는 구독경제의 일환으로 이용자가 일정금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위니아에이드와 한국엡손이 각각 대형가전과 가정용 프린터를 렌털 방식으로 판매한다. 기존 렌털업체들이 전기레인지나 식기세척기 등 제품을 확대하기도 하지만 새 품목으로 다른 분야에 있던 업체들이 렌털 시장에 참여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위니아에이드는 지금까지 일반 소비자 대상 렌털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냉장고·에어컨 등 대형 가전을 가지고 렌털 시장에 진출했다.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비데처럼 기존 가전 렌털은 중소형 제품 중심이었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확보하고 방문판매 인력 문제를 해결했다.

단순히 고가 가전제품을 월 단위로 나눠 결제하는 장기 할부 개념에 그치지 않는다. 고객은 렌털 기간 동안 제품별 5년에서 최대 7년까지 무상 사후관리(AS) 제공과 방문 클린 서비스, 소모품 교체 등의 다양한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만큼 기존 위니아에이드 소속 엔지니어들이 관리서비스를 진행하고 추후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위니아에이드 관계자는 “렌털 제품별 케어서비스 주기표가 있어 때마다 담당 기사가 고객에게 연락 한 뒤 예약날짜를 잡고 서비스 진행한다”며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소모품을 교체하고 청소, 성능 점검을 해 제품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해준다”고 말했다.
기존 렌털업체들은 새로운 제품을 갖고 뛰어드는 업체들이 많을수록 렌털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단 기존 방문판매 인력 중심으로 자체 플랫폼을 갖고 있는 만큼 카카오톡 등을 통한 새로운 판매 채널 확대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현재 SK매직만 위니아에이드처럼 카카오톡을 활용한 유통 채널 진출을 준비 중이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전통 렌털업체는 방판 중심으로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어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하려면 추가 인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시판 채널 중심인 후발업체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위니아에이드가 카카오톡에서 대형가전 렌털을 정식으로 시작한 만큼 전통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단 양사가 디지털프라자나 베스트샵이라는 전용 매장을 갖고 있는 데다 자체 쇼핑몰 고객 유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형가전 렌털 및 카카오 통한 판매 채널 확대에 대해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재택근무·온라인 수업 일상화로 가정에서 프린터와 복합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가정용 프린터에도 렌털 서비스가 등장했다. 한국엡손은 지난달부터 흑백 프린터 ‘WF-M5298’를 월 2만원에 잉크와 제품을 함께 제공 중이다. 계약 기간 최소 24개월로 렌털료에 소모품 관리 비용이 포함됐다. 고장 시 방문 수리 서비스도 무상으로 제공된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도 가정용은 아니지만 소상공인·소호매장 중심으로 소형 레이저프린터 렌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외관 모습이나 크기는 가정용 프린터와 같고 가격은 30~60만원대로 대형 복합기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소모품 교체와 AS무상수리 서비스가 포함돼 이 관리 서비스를 받기 위해 일시불보다 렌털을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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