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거침없는 삼성 이미지센서…1위 소니 추격 현실화

김도현
- 삼성, 0.7㎛ 풀라인업 구축…2025년 내 6억화소 목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우리는 매우 바쁘다(We are very very busy now)”

1일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박용인 부사장은 ‘투자자 포럼 2020’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미지센서 사업이 순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다. 사람이 눈으로 본 빛을 뇌로 전달하는 것과 같다. 스마트폰, 차량, 의료,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부각되면서 이미지센서 분야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는 2020년 22조원에서 2024년 29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해당 수치를 언급한 박 부사장은 더 큰 폭의 상승세를 예상했다.

현재 이미지센서 업계는 일본 소니와 삼성전자가 이끌고 있다. 소니는 시장을 선점하면서 애플·화웨이 등 대형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추격자’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 제재로 화웨이가 흔들리자 소니도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샤오미 등 중국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소니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가 지난해(35.2%)보다 올해(30.2%)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품질 측면에서도 돋보인다. 업계 최초로 1억화소가 넘는 이미지센서를 만들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1억800만화소의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가 대상이다. 이 제품은 픽셀 크기가 0.8마이크로미터(㎛)다. 박 부사장은 “올해 3200만화소부터 1억800만화소까지 0.7㎛ 픽셀 라인업을 갖췄다”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현재는 0.6㎛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2025년 이전에 6억화소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5억화소 정도의 사람 눈을 능가하는 이미지센서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박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이스라엘 코어포토닉스와의 시너지도 기대했다. 그는 “코어포토닉스는 많은 카메라 솔루션 지적재산(IP)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기는 코어포토닉스의 잠망경 형태의 광학줌(폴디드줌) 카메라모듈을 만들기도 했다. 모듈에 이미지센서가 탑재되는 만큼 다양한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비행시간측정(ToF) 센서 ‘아이소셀 비전 33D’도 공개했다. ToF는 피사체에 보낸 광원이 반사돼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은 물론 안면인식 등 다양한 생체인증에도 활용 가능하다.

그동안 소니가 사실상 독점해온 분야다. 삼성전자가 진입에 성공하면서 해당 분야에서도 경쟁이 예고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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