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까지 바꾼 페이스북 ‘리브라’, 내년 출시되나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가 ‘디엠(Diem)’으로 이름을 변경한 가운데, 출시 시기는 언제가 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또 규제 준수를 위해 이름뿐 아니라 프로젝트 계획도 대폭 변경하면서, 기존 목표에서 많이 멀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두의 화폐' 목표였지만…규제 장벽에 크게 바뀐 계획
지난 1일 리브라는 ‘디엠(Diem)’으로 프로젝트명을 변경하고 임원진을 새로 꾸렸다고 밝혔다. 또 리브라 운영 주체인 리브라 연합도 디엠 연합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이지만, 디엠 연합은 페이스북으로부터 독립돼 운영된다. 사명 변경도 페이스북으로부터 독립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리브라는 페이스북의 프로젝트로 널리 알려진 탓에 독립성을 강조하기 어려웠다.
스튜어트 레비(Stuart Levey) 디엠 CEO는 코인데스크에 “규제당국이 좀 더 자율적인 운영 주체를 원한다”며 “리브라에서 디엠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목표도 대폭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6월 페이스북이 리브라 백서를 최초 공개했을 당시 리브라는 ‘전 세계 어디서든 쓰이는 화폐’를 지향했다. 때문에 리브라 코인의 콘셉트는 여러 종류의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었다. 또 리브라 블록체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지향했다.
하지만 미국 의회가 리브라 청문회를 여는 등 규제 압박을 가하자, 지난해 4월 백서 2.0을 발표하며 계획을 크게 변경했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포기하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내세웠으며, 리브라 코인(디엠 코인)은 여러 법정화폐가 아닌 단일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하기로 했다. 리브라 USD, 리브라 EUR 등 단일 법정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을 여러 개 발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디엠이 각국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연구만 부추겼을 뿐, ‘모두의 화폐’라는 기존 목표에서는 크게 멀어졌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코인데스크는 “규제 장벽으로 인해 리브라의 계획이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발표한 ‘주요국의 CBDC 대응 현황’ 보고서에서 “분산원장기술의 발전,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계획 발표 등의 영향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논의가 빠르게 진전됐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에 '디엠 달러' 나온다…규제 준수 우선
현재 디엠은 미국 규제당국이 아닌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허가가 떨어지면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달러 기반 ‘디엠 코인’이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엠 측은 “‘디엠 달러’ 출시를 위한 기술적 준비는 완료했으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에 따라 ‘트래블룰’도 준수할 예정이다. 트래블룰이란 암호화폐를 전송할 때 송신을 담당하는 사업자가 이전 관련 정보를 수취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레비 CEO는 코인데스크에 “디엠 달러 출시 시 트래블룰, 투자자 보호 등 국제 기준에 맞게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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