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공인인증서 폐지, 더 불편해질 것
아쉽지만 현시점에서는 ‘불합격’으로 보인다. 금융사이트를 비롯한 홈택스 등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외부 플러그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범용성이다. 법적으로 지위를 인정받았던 (구)공인인증서는 대부분의 금융·공공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다. (구)공인인증서 하나만 있으면 대한민국의 어지간한 서비스 대부분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공인인증서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인증서의 경우 활용의 폭이 좁다. 금융기관 서비스 이용에는 A 인증서를, 공공기관 서비스 이용에는 B 인증서를, 통신사 서비스 이용에는 C 인증서를 요구하는 ‘대 인증시대’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문제는 (구)공인인증서 수준의 점유율을 가진 인증서가 등장하거나, 복수의 인증서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일상화하는 등의 변화가 찾아오기 전에는 해결되기 어렵다.
새로운 민간인증서 대다수가 모바일 환경에 집중됐다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PC에서 모바일로 전환된 것이 오래라고는 하지만 홈택스 연말정산 등 인증이 필요한 서비스의 경우 PC 환경을 선호하는 비중이 높다. PC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모바일이 필요한 것은 감점 요인이다. “휴대폰 문자 인증과 다를 게 뭐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새로운 서비스가 이용자 친화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다. 이동통신3사의 애플리케이션(앱) 패스는 지난 5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 권고를 받았다. 무료로 제공하는 간편인증 서비스 외의 유료 부가서비스를 유료라는 명확한 안내 없이 운영했다는 것이다.
이후로도 ‘낚시’성 알림으로 금융거래 발생을 알려주는 부가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등 ‘본인인증’이라는 본연의 역할보다는 부차적인 이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인인증서 폐지로 더 불편해질 것이라 우려되는 이유다.
(구)공인인증서가 인증시장을 독점하면서 블록체인이나 생체정보 등을 활용한 차세대 전자서명 기술 발전을 저해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언제고 폐지될 수밖에 없었고, 때가 왔을 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공인인증제도 폐지 이후를 ‘너무나도 밝은’ 모습으로 전망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당분간은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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