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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결산/디스플레이] 마지막 불꽃 LCD…불붙은 OLED

김도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최근 2~3년간 이어진 탈(脫)액정표시장치(LCD) 현상이 주춤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언택트)이 대세로 거듭나면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모바일 장악력을 높였다. OLED 기반 차세대 디스플레이도 시장에 안착했다.

업계별로 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거센 공세에 맞섰다. 상반기 부진했지만 하반기 반등했다. 중국은 한국 추격에 나섰다. BOE, CSOT 등의 성장세는 위협적이었다.

◆LCD는 죽지 않았다?=코로나19 국면이 LCD에는 호재였다. 상반기부터 PC, 태블릿 수요가 늘었고 주춤했던 TV 시장은 보복소비(펜트업) 효과를 봤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55형 초고화질(4K) LCD 패널 가격은 170달러다. 전년동기대비 70달러가 올랐다.

LCD 가치 상승으로 디스플레이 업계는 사업 계획을 수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를 올해까지만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내년 3월까지로 연장했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 TV용 패널 공장을 연내 정리할 예정이었지만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종료 시기는 미정이다. IT용 LCD 분야는 확장한다.

LCD 시장을 점령한 중국도 투자 확대에 나선다. BOE는 자국 업체 CEC판다의 청두 8.6세대 및 난징 8.5세대 LCD 생산라인 등을 인수하기로 했다. 계약금액은 2조원 내외다. BOE는 LCD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CSOT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8월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 팹 지분을 인수했다. LCD 전공정 지분 60%, 후공정 지분 100%가 대상으로 계약금액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OLED는 여전히 성장기!=LCD가 반등했다고 OLED가 밀린 건 아니다. 애플은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 전 모델에 OLED를 탑재했다. 아이폰11까지만 해도 LCD와 혼용했다. 삼성전자, 샤오미 등은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OLED 채택률을 높이고 있다. 다만 빅3로 꼽히는 화웨이가 미국 제재 영향을 받은 점은 부정적이다. 향후 대체 업체가 등장하겠지만 당장 만회하기는 쉽지 않다.

접는(Foldable,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자리를 잡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품질과 수율을 끌어올리면서 폴더블폰도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군으로 거듭났다. 커버윈도우 시장까지 동반 성장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노트북 등 IT 기기에도 적용되고 있다.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LG디스플레이, BOE 등이 추격 속도를 올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물량을 늘렸고 BOE는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CSOT, 티엔마 등은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대형 OLED도 활성화됐다. OLED TV 라인업 확대 및 가격 하락으로 구매층이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고객사를 늘려가면서 대형 OLED 독점 효과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돌돌 마는(Rollable, 롤러블) 디스플레이도 상용화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사업을 가시화했다. 초기 제품은 OLED 기반이다. 하반기 들어 설비 투입을 시작했고 이달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

◆계속될 中 공세…韓 디스플레이 대책은?=중국의 공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지원에 힘입어 투자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LCD의 개선 버전인 미니LED TV 시장이 개화하고 코로나19 국면 지속으로 LCD는 당분간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업체는 이를 기반으로 OLED 확장에 힘을 실을 수 있다.

국내 업체는 양보다 질로 승부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 원년이다. 2분기부터 LCD는 중단되고 QD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와 IT용 LCD에 승부수를 건다. 대형 OLED는 생산능력 확대가 목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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