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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ISC, 반도체 테스트소켓 넘어 토탈솔루션 업체로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올해 국내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부진을 딛고 반등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언택트) 생활이 자리 잡으면서 서버, 정보기술(IT) 기기 등 수요가 늘었다. 전방 산업의 상승세는 후방 산업으로 이어졌다.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이 개선되자 협력사는 낙수효과를 받았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강화, 공정 미세화 등으로 반도체 조립·테스트 아웃소싱(OSAT) 업체의 중요성이 커졌다. 단순 마무리 작업에 그치지 않고 성능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한 덕분이다. 테스트소켓 전문업체 ISC가 한 예다. ISC는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반도체 토탈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ISC는 지난 2001년 설립된 회사다. 창업주인 정영배 대표와 삼성전자 출신 박석순 대표가 현재 ISC를 이끌고 있다. 테스트소켓이 주력이다. 반도체 집적회로(IC)의 양품 여부를 판단하는 전기적 성능 테스트 시 검사 장비와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소모성 부품이다. 고객사와의 동반 개발이 필수적이며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로 이뤄진다.

테스트소켓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포고핀’과 ‘실리콘 러버’다. 포고핀은 개발된 지 40년 넘었다. 하지만 핀 길이가 길어 신호전달이 잘 안 되거나 날카로운 핀이 IC 단자에 손상을 주는 문제가 있었다.

정 대표는 지난 2001년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실리콘 러버 소켓을 개발 및 생산했다. 당시 원천기술을 가진 일본 JMT를 인수해 특허를 확보했다. 이후 자체 연구개발(R&D)을 거쳐 제품을 상용화한 것이다. 실리콘 러버 소켓은 얇은 두께로 전류 손실을 줄이고 디바이스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ISC 관계자는 “실리콘 러버 소켓은 ISC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제품”이라며 “포고핀 대비 품질, 비용, 신호전달 등 경쟁력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실리콘 러버 기술을 앞세운 ISC는 지난 2015년 이후 테스트소켓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을 비롯해 DB하이텍, 아마존, 네이버, 퀄컴, 애플 등 다양하다.

아직까지는 포고핀이 실리콘 러버보다 비중이 높지만 격차가 많이 줄었다. 시스템반도체는 포고핀, 메모리반도체 실리콘 러버 위주다. 향후 실리콘 러버 활용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ISC의 시장지배력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ISC는 테스트소켓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반도체에서는 메모리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중을 넓히고 있다. 시스템온칩(SoC),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중앙처리장치(CPU) 등이 대상이다. 지난 8일에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반 ‘초미세 피치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을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시장점유율 30% 달성이 목표다.

5세대(5G) 이동통신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분야다. 지난 11월 일본 기업이 독점하던 5G 안테나용 필름 소재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연성동박적층판(FCCL)이 대상이다. ISC 관계자는 “5G용 차세대 반도체 테스트소켓 매출 확대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며 “5G 소재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저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에는 인공지능(AI) 분야 진출도 선언했다. 식스에이아이, 요즈마그룹코리아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AI 기반 자율주행 물류로봇, 자동차와 반도체 부품 품질 검사용 자동화로봇,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제조라인의 AMHS (Automated Material Handling System) 부문 등 사업을 위한 과정이다.

한편 ISC는 지난 2015년부터 경쟁사와 테스트소켓 특허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ISC 관계자는 “특허침해와 기술탈취에 대해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ISC는 정정당당하게 혁신과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이야기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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