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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치열해진 무선이어폰 경쟁...성능 '상향평준화’

이안나
삼성전자 갤럭시버즈풀 렌더링 이미지
삼성전자 갤럭시버즈풀 렌더링 이미지

- 고급형 제품 '노이즈캔슬링·입체 음향' 더해져…대중화 따라 중저가 제품도 도약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정체기에 있는 스마트폰과 달리 무선이어폰 시장은 매년 급성장 중이다. 중저가형부터 고급형까지 제품 종류가 다양해지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전반적인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무선이어폰 시장 경쟁은 지난해 이어 올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작년 2억2000만대 수준인 무선이어폰 시장이 올해 3억7000만대, 2022년 6억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선이어폰이 대중화된 것은 스마트폰 변화와도 연관 있다. 초창기 일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이어폰 잭을 없앤 데 이어 최근 제조업체들은 기본 구성품에서 유선 이어폰을 제외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사용자들이 이어폰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선 이어폰보다 편의성이 강화된 무선이어폰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초반 무선이어폰은 스마트폰과의 연결성, 배터리 지속 시간 등 이용 편의성 자체에 집중했지만 이러한 기능은 이제 기본값이 됐다. 점차 헤드폰 등 전문적인 음향기기에서 볼 수 있었던 오디오 기능을 무선이어폰에도 누릴 수 있도록 음향 측면이 개선됐다. 스마트폰으로 통화만 아니라 음악감상과 유튜브·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등을 즐기게 되면서 이어폰 본연의 기능을 강화해 나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이어폰보다 헤드폰이 드라이버 등 하드웨어 부분에선 더 앞서가긴 하지만 이어폰 수요가 훨씬 많다 보니 편리함과 사운드 등을 최대한 발전시킨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며 “작은 드라이버에서 낼 수 없는 소리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흐름은 20만원대 이상 고급형 제품에서 두드러진다.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 기능 외 입체적 음향 기능도 담긴다.

애플 에어팟프로는 최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공간음향 기능을 추가했다. 좌우에서 들리던 소리가 멀티 채널로 확대돼 입체적으로 들리고 영상 시청 시 사용자 머리 위치 기반으로 음향이 나와 영화관에 온 것 같은 효과를 준다. 소니 무선이어폰 역시 360 리얼리티 오디오 기능으로 공간 오디오 기술을 담았다. 사용자 귀 모양을 카메라로 촬영해 등록하면 이를 분석해 음향 환경을 최적화한다. 단 애플과 소니 제품 둘 다 호환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제한돼있다. 멜론이나 유튜브·넷플릭스 등 대중화된 스트리밍 서비스에선 적용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오는 14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와 함께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프로를 공개할 예정이다. ANC는 물론 ‘영상 시청을 위한 3차원(3D) 오디오’ 기능이 담긴다. 양쪽 이어버드 음향 균형을 맞추는 ‘청력 향상’ 기능과 사용자가 대화할 때 오디오 볼륨을 자동으로 낮춰주는 ‘음성 감지’ 기능도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무선이어폰 시장이 커지면서 중저가형과 고급형으로 양분되는 경향을 보인다. 100달러(약 10만원) 이하 제품이 크게 늘며 소비자 접근성이 개선된 것도 주목할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리서치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샤오미와 큐씨와이(QCY) 등 중심으로 100달러 이하 중저가 브랜드 판매가 시장 절반을 뛰어넘는 56%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길어지고 누구나 무선이어폰 시장을 쓰는 시대가 되면서 부품사들 역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 관련 제품들을 출시한다.

지난달 퀄컴은 중급 무선이어폰 기능 개선을 도울 무선이어폰 칩셋을 ‘QCC305x SoC’를 공개했다. 블루투스 기능을 확장하고 ANC 기능도 담는다. 애플·소니와 달리 자체 ANC 칩셋이 없는 기업 혹은 저가형 노이즈캔슬링 무선이어폰 제품들은 주로 중국 BES 제품을 사용해왔다. 이들에겐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무선이어폰 배터리 시장은 독일기업 바르타가 주도해왔지만 삼성SDI가 지난해 공급을 시작하며 올해 본격화할 계획이다. 부품사들 경쟁이 전반적인 무선이어폰 품질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독점 시장 아닌 경쟁사가 생길수록 시장 자체가 발전할 수밖에 없다”며 “통화·음악·영상에 디자인까지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무선이어폰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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