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은행권의 뱅킹 앱 고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 금융 혁신 서비스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에선 사용자 친화적인 앱 구현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등에 밀렸던 뱅킹 앱 주도권을 빼앗아 오는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가 등장하면서 은행들은 기존 뱅킹 앱을 갈아엎는 수준으로 고도화를 진행했다. 카카오뱅크의 직관적이며 편의성이 확보된 뱅킹 앱은 빠르게 시중 은행 들의 뱅킹 앱 구현 전략을 변화시켰다.
다양한 서비스를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 서비스 간 심리스한 연결과 직관성을 확보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다양한 컨텐츠를 도입하고 앱에서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들 뿐 아니라 빅테크 기업, 유통 강자 등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과 앱 경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 비금융 사업자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은행들은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선 앱 편의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마이데이터의 경우 디자인 부분에 강점을 가져온 현대카드를 비롯해 핀테크 중에는 네이버파이낸셜, 레이니스트, 보맵, NHN페이코 등 앱 경쟁력을 바탕으로 디자인 전략을 구체화시켜온 강력한 경쟁자들이 등장할 계획이다.
또, 핀테크 등 앱 기반 디지털 채널을 주력으로 해 온 기업들은 앱 디자인에 대한 전문가들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핀테크 업체 대표는 "디자인과 금융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동안 경험을 통해 동일한 서비스 지향점을 가져가려는 노력을 해왔다. 앱 스토어에서의 고객 평점이 4.1 정도면 준수하다고 보지만 대부분 경쟁사들이 4.3 이상까지 가도록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들은 새로운 마이데이터 앱, 오픈뱅킹 앱 구현을 위해 전문적인 UI/UX 전문 운영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사용자 경험 및 그래픽 중심 사용자 환경(UX/GUI) 개발·운영업무 도급계약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UX/GUI 전담조직 운영을 통해 앱의 편의성과 사용자 경험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도 AI금융 플랫폼 구현을 위해 비대면에서의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고객 중심의 UI/UX 구축을 추진한다. 음성과 텍스트 기반의 뱅킹 사용자 환경을 새롭게 구현하기 위해 UI/UX 컨설팅도 병행해 진행한다. 이른바 인공지능 서비스 환경 내에서 사용자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다.
한 지방 기반의 금융그룹도 최근 그룹 차원의 UI/UX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계열사 앱에 표준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컨설팅과 앱 적용 등을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권에선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강력한 디자인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빅테크, 핀테크 업체와 대응하기 위한 전문가 그룹 운영에 금융사들이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현재 외주 형태로 운영 중인 전문가 그룹을 조직 내부로 흡수하는 방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 지주사 IT기획 관계자는 “기획과 IT를 하나로 묶어서 운영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었던 것처럼 디자인 그룹을 앱 개발에 직접 포함시키고 협업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