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LG엔솔 vs SK이노, 美 특허청 판결 놓고 신경전 ‘재발’

윤상호
- 美 PTAB, SK이노 요청 LG엔솔 특허무효심판 기각
- SK이노, “절차적 이유 각하, 본질 쟁점 무효 가능성 언급”
- LG엔솔, “비용 들어 8건 신청 모두 각하, 명백한 사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잠시 잠잠했던 싸움을 다시 시작했다.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 판결에 대한 해석 탓이다. 각사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포장했다. 해당 특허를 놓고 싸워야 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 대한 우위를 주장하기 위해서다.

15일 SK이노베이션은 “LG와 SK간 배터리 미국 특허소송과 관련한 최근 미국 PTAB의 결정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이 결정의 본질적 내용을 왜곡하면서 아전인수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정정당당하고 떳떳하게 소송에 임해달라”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4일 PTAB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8건의 특허무효심판(IPR)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 전문가는 SK이노베이션이 ITC보다 PTAB에서의 특허무효율이 더 높기 때문에 PTAB에 IPR을 대거 신청했으나 이번 조사 개시 거절 결정으로 특허소송 전략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실명조차 없이 출처 불분명의 업계 전문가까지 동원하며 ‘SK이노베이션의 특허소송전략에 차질이 생겼다’는 등의 사실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여론 왜곡”이라며 “PTAB는 작년 초부터 IPR 결과보다 소송 결과가 먼저 나온다고 판단하면 중복 청구를 이유로 IPR 개시를 각하하는 결정을 하기 시작했다”라고 반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사의 주장대로 지난해 초부터 중복 청구를 이유로 각하하는 결정이 시작됐다면 왜 비용까지 들여가며 8건을 신청한 것인지에 대한 해명이 없다”라며 “PTAB 신청이 각하돼 기회를 상실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PTAB 판결은 양사 ITC 3차소송(337-TA-1181)과 연관이 있다. 2019년 9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특허침해로 제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한국 중앙지방법원 고소와 2020년 PTAB IPR 소송으로 대응했다. 국내 소송은 작년 8월 1심에서 원고 패소했다. PTAB는 지난 12일 IPR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3차 소송은 정상 진행 전망이다. 국내 소송과 PTAB 판결은 영향이 없다. ITC 절차는 ITC 절차다. ITC는 오는 3월19일 예비판결 7월19일 최종판결을 실시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임수길 밸류크리에이션센터장은 “미 정부 정책 변경이 사건의 실체 판단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PTAB가 결정 이유에서 명시한 무효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ITC 절차에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향후 절차에도 정정당당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소송을 통해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리고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지금 양사가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업에 서 가장 중요한 2만7000여건의 특허를 비롯한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도 LG에너지솔루션을 특허침해로 2019년 9월 ITC에 제소했다. ITC 2차 소송(337-TA-1179)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SK이노베이션 IPR을 PTAB에 제기했다. 예비판결은 올 7월30일 최종판결은 올 11월30일 예정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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