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s톡] 그룹사 새 판 짜는 KT, 주가 응답할까?
[2021년 통신주 기상도③] 경영진 주가부양 의지 돋보이는 KT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KT 경영진 주가 부양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 구현모 대표 취임 2년차를 맞은 KT의 최우선 목표 하나를 꼽자면 단연 기업가치 개선이다. 구현모 대표가 “주가에 기업가치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언급할 정도로, KT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구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은 지난해에만 두 번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달 진행된 3000억원 자사주 매입은 11년만의 최대규모다. 같은 달, 전 직원에게 45주씩 자사주를 지급하기도 했다. 동시에 ‘기업가치홍보팀’ 조직을 신설해 기업가치 개선과 주가부양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KT 주가는 2만원대 박스권에 장기 체류 중이다. 코로나19 타격으로 지난 3월 1만7250원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으나, 회복세를 보이며 2만2000원대~2만5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18일 KT는 전일대비 2.07% 하락한 2만3600원에 마감했다.
상장 이후 주가 추이를 봤을 때, KT는 하향세를 거듭하면 저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1998년 상장한 KT는 한때 19만원을 넘어설 정도로 가파른 성장을 보여준 적도 있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3~5만원대 주가를 지켰다. 2008년 10월 2만7350원까지 떨어진 적도 있으나, 다시 3~4만원대 안착했다. 2010년 1월 5만원선을 넘으며 기대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박스권 보합을 반복하며 2~3만원대로 추락했고, 현재 기준 약 2년간 3만원대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KT 목표 주가를 3만원대로 설정하고 있다. KT는 계열사 44개를 보유한 24조원 매출을 넘어선 그룹사다. 통신뿐 아니라 성장률이 높은 미디어를 비롯해 5G,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로봇 등 성장산업에 뛰어들고 있고 케이뱅크‧BC카드와 같은 금융 자회사도 거느리고 있다. 부동산 자산만 해도 상당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토지는 공시지가 7조2054억원, 건물은 장부가액으로 2조2832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시장은 KT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주주들의 우려도 빗발쳤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구 대표는 취임 초부터 주가 부양을 약속했다.
구 대표는 KT가 성장기업임을 보여주기 위해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전환을 선포하고, 그룹사 개편을 시사했다. 지난해 KTH와 KT엠하우스 합병으로 디지털 커머스를 강화하며 그룹 구조재편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올해 그룹 구조재편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돈다.
이에 앞서 구 대표는 KT 기업(B2B)사업을 ‘KT엔터프라이즈’ 브랜드로 탈바꿈하고 로봇‧디지털 바이어 헬스쪽에 별도 조직을 만들었다. 유선사업도 물망에 오른다. 이미 구 대표는 올해 자회사 분사 후 상장하는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조적 변화를 준비하기로 했다. 그룹 전체 리스트럭쳐 하는 부분”이라며 “자회사 분사 후 상장하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2021년) 그림을 볼 수 있다. 내부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커 왔고, 내년(2021년) 몇 가지 볼 수 있을 것”고 말했다.
KT는 올해 그룹사 재편부터 성장사업 자회사 분리, 기업공개(IPO), M&A에 이르기까지 시장에 재료를 지속적으로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선‧무선‧미디어 사업으로 나누고 금융‧부동산‧위성사업 부문을 병렬로 배치하는 가운데 지주회사로 전환, 플랫폼 비즈니스까지 맡게 되는 구조의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진다면 대형 호재”라며 “적자 사업부문에 대한 경영개선이 이뤄지고, 플랫폼 등 신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는다. 사업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정부 규제 압력도 완화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T 배당성향 상향 가능성도 긍정적이다. KT는 전통적인 고배당주에 속한다. 앞서, 지난해 1분기 KT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별도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를 배당하겠다는 정책을 밝히며 주주환원 의지를 보인바 있다.
KT는 시장전망치(컨센서스)에는 하회하나, 올해 4분기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또, 5G 가입 확대에 따라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늘어날 전망이다. 아이폰12 출시에 따라 KT는 올해 4분기 5G 가입자 순증 약 80만명이 기대되고 있다. 통신3사 중 가장 높은 ARPU가 4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용산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개관 이후 B2B 매출도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김 연구원은 “올해 서서히 KT는 유선 분리를 전제로 한 지배구조 개편 추진 가능성이 주식 시장에서 부각될 것이고 통신 부문 실적 호전이 본격화되면서 배당금 증가 기대감이 올라올 수 있다”며 “경영진 주가 부양 의지가 높아 어떠한 형식이던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만한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기업가치를 감안하면 현 주가 수준이 너무 낮은 상황이라 조그만 호재에도 주가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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