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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환호 속 잠잠한 통신주, 주가부양 의지 통할까?

최민지
-[2021년 통신주 기상도①] 5G 가입자 늘고 호실적 예고, 아직도 저평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 사상 첫 3000선을 넘어서며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 랠리를 보여주고 있지만, 통신주 주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만 봐도, 코스피는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통신3사 주가는 부진을 떨치지 못했다. 오히려 KT와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두 자릿수 주가 하락을 기록하며, 통신3사 합산 시가총액은 5.7% 하락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로 대표되는 통신3사 주가는 저평가됐다. 통신3사 시가총액을 모두 합쳐도 네이버 또는 카카오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9년 카카오 매출은 1조5135억원, 영업이익은 1961억원이다. 같은 기간 SK텔레콤 매출은 11조4162억원, 영업이익 9501억원이다. 덩치는 통신사가 훨씬 크지만, 시장에서 가치는 한참 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통신주는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는 만큼 하락장에서 낙폭이 크지 않지만 상승장에서도 잠잠해, 주주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따름이다. 애가 타는 건 통신사도 마찬가지다. 통신3사는 5G를 내세우며 신성장 융합산업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5G를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기업(B2B)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아마존, 우버,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통신사 최고경영자(CEO)까지 앞다퉈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시장에 메시지를 던지면서 성장성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에서는 통신주를 성장주는 커녕 5G 관련주로도 인식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통신사 경영진의 5G 성장 로드맵이 명쾌하지 않고, 5G 보급‧확산 커버리지 전략이 애매모호하다”며 “5G 킬러서비스 찾기에만 분주할 뿐 5G 성공에 대한 확신이 낮고, 5G 마케팅 역시 공격적이지 않다”고 5G 수혜주로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국내 통신사 주가는 너무 못 올랐다. 아직 투자가들의 통신사 실적 개선에 대한 신뢰가 낮고 관심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며 “뚜렷한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세가 나타나면 다른 시장 반응이 나타날 것이며, 통신주도 5G 도입으로 인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점차 커지면서 주가가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는 통신주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요인들이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5G 가입자 확대다. 지난해 11월 5G 가입자는 1100만명에 육박했다. 애플 첫 5G 단말 ‘아이폰12’ 시리즈가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이달 삼성전자 전략 단말 ‘갤럭시S21’ 출시가 예고돼 있다. 아이폰12 출시 이후 5G 가입자 순증도 늘었다. 5G 중심 규모의 경제가 형성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월 평균 120만~130만명에 달하는 5G 가입자 순증과 이에 따른 통신3사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전년대비 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도 개선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2020년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67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통신3사 지난해 영업이익은 SK텔레콤 1조2812억원, KT 1조2224억원, LG유플러스 9171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5.5% 6.2% 33.7%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통신3사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대비 18%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미국에서 5G 투자가 본격 이뤄진다. 지난달 시작된 3.7~4.2GHz 대역 중 280MHz폭을 대상으로 한 미국 5G 중대역 주파수 경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사상 최대 경매액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열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에게 5G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요소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갤럭시S21 등 신규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저가 요금제 출시로 5G 가입자 증가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라며 “5G 저가요금제 이용자라 하더라도 LTE 대비 높은 요금제일 가능성이 높고,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따른 요금제 상향 여지도 있어 ARPU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5G 가입자 증가 효과가 본격화되고 통신주 매력도는 전년 대비 높아질 것”이라며 “전세계에서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성과가 나타나고 높아진 이익수준에 따른 배당상승 가능성이 높은 국내 통신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올해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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