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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 ‘애플’, 1000억원 상생지원…‘헐값 면죄부’ 지적도

최민지
-공정위, 애플코리아 동의의결 최종 확정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국내 통신사에 아이폰 광고비와 수리비를 떠넘기는 등 ‘갑질’ 논란 중심에 선 애플코리아가 한국에 1000억원 규모 상생지원에 나선다. 아이폰 사용자 대상 유상수리비도 10% 할인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이하 애플)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최종 동의의결에는 광고 비용 분담 및 협의 절차 개선, 보증 수리 촉진 비용 폐지 등 거래질서 개선방안과 1000억원 규모 소비자 후생제고 및 중소사업자 상생 지원방안이 포함됐다.

우선, 애플은 통신사와의 계약에서 광고기금 적용대상 중 일부를 제외하고, 광고기금 협의‧집행단계에서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선하기로 했다. 보증수리 촉진비용과 애플의 임의적인 계약 해지 조항은 삭제한다. 최소보조금은 통신사 요금할인금액을 고려해 조정하고 미이행 때 상호협의키로 했다. 특허분쟁을 방지하는 상호적인 메커니즘도 도입한다.

이와 함께 애플은 1000억원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해 ▲제조업 연구개발(R&D) 지원센터 설립 ▲디벨로퍼(Developer) 아카데미 설립 ▲공교육 분야 디지털기기 지원 ▲애플기기 유상수리 비용 및 애플케어플러스 할인 등을 추진한다.

애플은 연구개발(R&D) 지원센터를 일본, 중국, 이스라엘 등에서 운영 중이다. 400억원 규모로 한국에 설립하는 센터는 제조업에 특화해 운영한다. 애플과 거래하지 않더라도 중소기업이라면 모두 지원 가능하다. 디벨로퍼 아카데미에서는 연간 200여명 교육생을 선발해 9개월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 대학 등과 협업한다. 여기에는 약 250억원이 쓰인다. 현재 디벨로퍼 아카데미는 이탈리아, 브라질, 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이다.

공정위는 제조업 R&D 지원센터, 디벨로퍼 아카데미 이행점검 때 설문조사 등을 포함한 질적 성과지표를 도입한다. 또, 필요할 경우 계획수립 단계에서 공정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한다. 애플은 이행기간 3년이 지난 이후에도 양 기관을 계속 운영키로 했다.

또한, 애플은 100억원을 들여 사회적기업 등과 협업해 혁신학교, 교육 사각지대, 공공시설 등에 디지털교육을 지원한다. 공교육 분야 디지털교육 지원사업에 제공된 기기가 파손될 경우, 2년간 무상 수리한다. 공교육 지원대상 선정 때 교육부와 사전 협의해야 하며, 디벨로퍼 아카데미의 교육내용에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포함하기로 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 대상으로 유상 수리 비용을 할인받게 된다. 애플 공인서비스센터뿐만 아니라 통신사가 운영하는 사후서비스(AS)센터에서도 동일하게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애플케어플러스(AppleCare+) 서비스도 10% 할인된다. 이미 애플케어를 구입했다면 환급 가능하다. 아이폰 유상수리 비용과 애플케어플러스 할인‧환급비용은 평균적으로 각각 30만원, 20만원 수준이다. 소비자에게는 인당 2~3만원 정도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은 향후 3년간 자진시정방안을 이행하게 되며, 공정위는 반기별로 이행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만약 정당한 이유 없이 애플이 동의의결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1일당 200만원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거나 동의의결이 취소될 수 있다.

애플은 “이번 동의의결 최종 승인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 기존 투자를 확대하고 가속화하는 한편 새로운 투자를 통해 국내 공급 및 제조업체, 중소기업과 창업자 및 교육 부문에 더 크게 기여하고자 한다”며 “새롭게 만들어질 R&D지원센터 및 개발자 아카데미에 대한 계획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 공교육 분야 지원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글로벌 사업자에 헐값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 당시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애플은 광고비용을 떠넘기는 위법을 10년간 지속했다”며 “광고비 전가로 국민 부담금액이 2700억원인데, 동의의결안은 1000억원이다. 다른 나라는 과징금까지 붙이는데, 그 부분은 미흡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일부 광고기금을 조정했고, 보증수리 촉진비가 폐지돼 통신사 입장에서 부담 완화됐다”며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애플 관련해 결국 무혐의 처리했고 일본도 조사하다 애플 스스로 시정하니 사건을 종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재까지 간 사례는 대만이 유일한데, 과징금은 8억원”이라며 “프랑스가 소송하겠다며 법원에 제시한 금액은 65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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