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美 ITC 승소 LG에너지솔루션, “SK 배터리 미래, SK 태도에 달려”

윤상호
- ITC, ‘SK배터리 10년 美 수입금지’ 최종판결
- LG, “SK, 영업비밀침해 인정 합리적 합의안 제시해야”
- SK, “항소 등 적극적 대응…美 경제 악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SK이노베이션 태도에 달렸다.”(LG에너지솔루션 법무실장 한웅재 전무/경영지원실장 장승세 전무)

11일 LG에너지솔루션 컨퍼런스콜을 열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1차 소송(337-TA-1159) 최종판결 의미를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로 ITC에 제소했다. ITC는 10일(미국시각)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등 10년 미국 수입 및 유통 금지’ 최종판결을 내렸다. 포드 폭스바겐 기아 일부 차종용 제품에 한해 유예기간 최대 4년을 부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침해에 대한 실질적 판단이 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며 아직 남아 있는 절차를 통해 해당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남은 절차는 대통령 재가 여부를 뜻한다. 최종판결은 60일 이내 대통령 재가로 효력이 발생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제재도 없어진다.

또 “항소 등 정해진 절차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 진실을 가릴 계획”이라며 “영업비밀로 기대된 22개에 대해 사업과 실질적인 연관성 검토 및 대응책 수립을 통해 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 법무실장 한웅재 전무는 “SK이노베이션 기술 탈취 및 사용에 따른 피해는 미국에만 한정한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유럽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발생했다. 소송을 진행할지는 기본적으로 SK이노베이션 태도에 달렸다”라고 압박했다.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 장승세 전무는 “SK이노베이션과 협상은 조만간 다시 논의가 시작돼 진전되지 않을까 한다”라며 “협상액에 징벌적 손해배상 금액을 넣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SK이노베이션 태도에 달렸다”라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결정으로 칼자루를 잡았다. SK이노베이션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칼을 휘두를 방향과 강도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이론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 미국 공장 가동과 고객사 확보까지 이번 판결 영향권이다.

장 전무는 “자동차 회사 라이프타임은 6~7년으로 유예기간이 있어도 절반도 생산을 못하는 상황이다. 유예기간 의미는 자동차 회사에게 대체 공급자를 찾기 위한 기간을 줬다고 생각한다”라며 “포드와 폭스바겐은 원래 LG에너지솔루션 고객사였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지속은 LG에너지솔루션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우회공급도 차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장 전무는 “SK이노베이션이 사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와 합의 타결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한 전무는 “조인트벤처(JV) 등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도 영업비밀을 침해한 배터리, 배터리팩, 배터리셀 등은 다 수입금지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사 협상 관건은 영업비밀침해 인정 여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한 전향적 태도를 SK이노베이션은 사실무근 입장이 여전하다. 일단 LG에너지솔루션이 한발 양보했다. 공개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꼭 하지 않아도 된다고 물러섰다. SK이노베이션 자존심을 세워주는 모양새다.

한 전무는 “공개사과와 재발 방지를 공식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 진정성 있는 태도를 바라고 있는 것”이라며 “합리적 방안을 기대하고 있겠다”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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