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UV' 삼성·SK vs 'ArF' 마이크론…차세대 D램, 승자는 [IT클로즈업]

김도현
- 마이크론, ArF 공정 1a D램 업계 최초 생산
- 삼성전자·SK하이닉스, EUV 공정 1a D램 연내 양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메모리 ‘빅3’가 차세대 D램 분야에서 다른 길을 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극자외선(EUV)을 도입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불화아르곤(ArF)을 유지한다. 결과에 따라 업체 간 격차가 벌어질 수도, 좁혀질 수도 있다.

EUV와 ArF는 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새기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사용하는 빛의 파장 이름이다. ArF가 보편적이다. 파장의 길이는 193나노미터(nm) 수준이다. EUV는 ArF보다 개선된 방식이다. 파장의 길이가 더 짧다. 13.5nm 수준이다. 7nm 이하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처음 활용을 시작했다.

메모리반도체도 집적도가 향상되고 있다. 특히 D램은 데이터 저장소(캐패시터)를 만들어야 한다. 낸드플래시와 달리 적층이 어렵다. 회로 선폭을 줄여 성능 및 효율을 높여야 한다. 회로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면 ▲신호처리 속도 향상 ▲동작 전압 및 대기 전압 감소 ▲웨이퍼당 D램 생산량 증가 등의 이점이 있다.

기술만 보면 반도체 제조사의 EUV 도입은 시간문제다. 하지만 좋은 기술이라고 대중화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EUV 장비는 네덜란드 ASML만 만든다. 생산 대수가 제한적이다. 장비 가격은 대당 1500억원이 넘는다. 장비 공급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또 장비 교체에 따른 생산 라인 재구성과 안정화가 필요하다. 수율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수율은 반도체 제조사 수익성의 핵심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EUV를 도입했다. 10나노급 4세대(1a) D램부터 EUV 공정을 활용하기로 했다. 회로 선폭은 13nm 내외다. 모든 회로를 EUV로 그리는 것은 아니다. 일부 레이어만 담당한다. 양사는 연내 해당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ArF 공정을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업계 최초로 1a D램을 선보였다. 마이크론 스콧 드보어 부사장은 “1a 노드 성과는 마이크론 D램의 우수성을 보여준 결과물”이라며 “10나노급 3세대(1z) 대비 밀도가 40%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3위의 반란이다. 마이크론은 5세대(1b), 6세대(1c) D램까지 EUV를 쓰지 않을 전망이다. EUV 없이 차세대 D램을 생산하는 자체가 기술력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마이크론 1a D램 성능과 효율 검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1a D램 공개 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를 능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가 선제적으로 EUV를 도입한 것이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4세대보다는 5세대, 6세대 등으로 넘어가면서 확연한 차이가 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