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온라인 쇼핑 강자 네이버가 오프라인 유통 강자 신세계와 손을 잡는다. CJ그룹에 이어 신세계그룹과도 지분 맞교환을 통한 혈맹 구축이 점쳐진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 최대 경쟁자인 쿠팡에 대항하는 전략적 협업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국내 커머스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이마트는 서로 지분을 맞바꾸는 전략 제휴 방식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 제휴를 논의 중이다. 이르면 다음주 상호 주식교환 협약을 맺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의 협력은 앞서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네이버 분당 사옥을 찾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만난 이후 급물살을 탄 것으로 풀이된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 2일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 이 회동에 대해 “유통 영역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어떤 부분이 (협력) 가능할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네이버와 이마트 측은 “현재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지난 1월 양측 경영진이 만난 이후 여러 논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지난해 CJ그룹과 포괄적 전략 제휴 물류·콘텐츠 분야 포괄적 전략 제휴관계를 맺으면서 총 6000억원 규모 주식을 교환했던 전례를 볼 때 이번에도 지분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CJ와의 제휴를 통해 CJ대한통운과도 물류 분야 협업을 꾀하고 있다.
지분 교환이 성사되면 양사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쇼핑·유통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신세계그룹의 다양한 상품과 물류망을 활용할 수 있고, 이마트는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채널을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 특히 네이버는 CJ와의 제휴를 통해 이미 CJ대한통운과도 물류 분야 협업을 꾀하고 있어, 이마트와는 신선식품 등 빠른 배송이 필요한 제품군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커머스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양사의 이번 제휴 논의에는 공격 투자를 앞세운 쿠팡의 급성장이 주효했다고 업계는 해석한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은 119억7000만달러(약 13조2500억원)로, 전년(7조1000여억원)에 비해 약 91%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11일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둔 쿠팡은 최대 4조60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쇼핑과 쿠팡의 연간 거래액은 각각 26조8000억원과 20조9000억원으로, 시장 1·2위를 다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