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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정리정돈 돕는 프린터?…엡손 라벨 프린터 사용해보니

이안나
- 친근한 디자인·쉬운 사용법…사용자마다 활용도 천차만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어릴 적 흰 바탕에 빨간 테두리가 쳐진 견출지로 각종 노트며 연필에 이름을 붙여 다닌 적이 있다. 조금 발전해선 좋아하는 캐릭터 옆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스티커를 이름표로 주문했다. 막상 한정된 수량 때문에 아껴 쓰느라 남은 것이 더 많았지만.

이제는 바탕 색상은 물론 서체, 문자 크기까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네임 스티커를 즉석에서 만들 수 있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캐릭터로 각종 라벨에 귀여움을 더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엡손이 이달 초 출시한 카카오프렌즈 라벨프린터(모델명 LW-K200KP)를 사용해봤다.

대중에 라벨 프린터는 아직까지 생소한 제품으로 분류된다. 라벨을 위한 전용 프린터를 사기엔 망설임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엡손은 소비자들 주목을 끌기 위해 제품 외관 디자인과 그림문자에 누구에게나 친숙한 카카오프렌즈를 적용했다. 캐릭터들이 담겨있는 디자인은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훨씬 손과 눈이 많이 향하도록 만든다.
연보라색 색상을 담은 이 제품 크기는 173x109x58밀리미터(mm)다. 양손으로 잡으면 콘솔 게임 조종기 크기와 유사하다고 느껴진다. 기본 무게는 400그램이지만 AA건전지가 6개나 들어가 평소 묵직한 편이다. 라벨 카트리지 폭은 4~18mm까지 가능하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뒷면 뚜껑을 열고 건전지 6개를 채운 다음 전용 라벨 카트리지를 위치에 맞춰 꽂아주기만 하면 된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라벨 테이프 폭을 선택하도록 안내한다. 그 후 글자 크기와 서체, 가로·세로 출력 방향을 정하면 된다. 자판이 PC 키보드와 비슷하기 때문에 원하는 문구를 입력하기 수월하다.

‘미리보기’ 탭을 통해 출력 전 라벨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 가위 버튼을 눌러주면 안에 장착된 칼날이 카트리지를 끊어준다. 출력 후 바로 스티커처럼 사용 가능하다.

라벨지를 사용하는 가장 흔한 목적은 분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름을 붙이거나 정리정돈을 위해서다. 직접 사용해보기 전엔 집에 있는 조미료 병들에 이름을 붙이는 것 외에 활용도가 잘 떠오르지 않았다. 학생들처럼 노트나 펜에 이름을 붙이고 다닐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안 곳곳 의외로 정리정돈이 필요한 곳이 많았다. 냉장고 안 쌓여있는 반찬통, 종류별로 넣어놓은 사무용 서랍 등에 붙여놓으면 안에 뭐가 들었는지 일일이 열어보며 확인할 필요가 없다. 무선 이어폰이나 무선 마우스 등 아끼는 전자기기에 이름을 붙이거나 화장품 용기에 사용기한을 눈에 잘 띄도록 출력해 붙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엡손 열전사 프로 방식이 적용돼 테이프에 새겨진 문자는 물·기름·알코올로 인한 번짐이 없다. 텀블러나 유리병에 붙인 후 설거지를 해도 문제 없다. 평소엔 제품 표면에 착 달라붙어 있다가도 라벨을 뗄 때는 지저분한 자국 없이 한 번에 제거된다. 스티커를 잘못 뗐다가 남은 자국을 없애려 벅벅 긁지 않아도 된다.

이모티콘 및 일러스트를 대거 추가한 점은 라벨 프린터 활용도를 높이고 소모품 관심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 제품은 196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그림문자 포함 수백개 이모티콘을 담았다. 앨범이나 다이어리, 편지 등을 꾸미는 용도로 쓸 수 있다. 과거 견출지나 이름표 스티커로는 불가능했던 부분이다. 정리정돈용으로만 쓰려면 기본 라벨 카트리지만 있어도 크게 문제 없지만 ‘꾸미기’ 영역으로 들어오면 카트리지 폭과 색상, 질감이 다양하도록 구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특히 펄감을 살린 카트리지나 스티커용이 아닌 리본끈 형식의 카트리지도 있어 기억에 남는 선물 포장을 만들 때 도움 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이 제품은 전원 코드 없이 건전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에서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엡손이 ‘간편한 휴대’로도 강조하는 이유다. 하지만 AA건전지가 6개나 들어가고 카트리지를 장착하면 무게는 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한번 떨어뜨리면 복구할 수 없을 듯한 느낌이다. 휴대용으로 갖고 다닐 일은 잘 없을 듯 하고 오히려 묵직한 무게가 키보드 작업을 할 때 안정감을 준다. 또 연속 인쇄나 자동 컷팅 기능이 없기 때문에 대량 작업을 할 땐 수작업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아기자기한 손재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아끼는 무엇인가에 라벨링을 하니 재미가 더해졌다. 육아를 하거나 어린이가 있는 집에선 특히 라벨 프린터를 쓸 일이 많을 듯 하다. 그 외에도 선물용으로도 추천할 만하다. 선뜻 구매하기엔 활용도가 떨어질까 망설이게 되지만 선물로 받는다면 의외로 집안 곳곳 쓸 수 있는 곳이 눈에 보인다.

가격은 엡손 공식몰 기준 11만8000원이다. 단 라벨 카트리지 등 소모품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종류에 따라 8000원대부터 15000원대까지 다양하다. 카트리지 길이는 2.5미터(m), 5m, 9m 등 종류에 따라 다르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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