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거래를 늘린다. 이번에는 스마트폰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반기 공개할 갤럭시M 시리즈 일부에 중국 BOE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할 예정이다. BOE가 삼성전자에 액정표시장치(LCD)를 공급한 적은 있지만 OLED는 처음이다.
당초 BOE는 삼성전자 ‘갤럭시S21’ 패널 공급을 노렸지만 품질 이슈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주요 고객사인 화웨이와 LG전자마저 각각 미국 제재, 사업 철수설 등으로 흔들리면서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작년 4분기 수차례 시도한 끝에 애플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이폰12’ 리퍼비시용 디스플레이를 납품하기로 한 것이다. 정식 제품은 아니지만 이를 계기로 이후 모델에서의 거래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갤럭시M 시리즈 패널 공급도 같은 맥락에서 유의미한 성과다. 고객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BOE는 삼성디스플레이 대비 대폭 낮은 가격으로 삼성전자 문을 두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애플용 기준으로 유연한(플렉시블) OLED 패널당 삼성디스플레이 120달러 내외, BOE 70~80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다.
BOE는 중소형 OLED 라인 개선에도 나선 상태다. 화웨이 등의 패널을 담당하던 B7(청두), 애플 전용 팹으로 만들어진 B11(멘양) 등이 대상이다. 화웨이와 LG전자 물량이 축소할 경우 애플과 삼성전자로 할당할 수 있다. BOE의 공세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LCD 기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등에도 중국산 디스플레이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LCD 가격이 오르면서 삼성디스플레이 물량을 일부 늘렸지만 여전히 중국 비중이 높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든 LG전자든 원가절감 차원에서 중국 디스플레이를 쓰고 있다. BOE CSOT 등의 저가 공세가 OLED로 번지면 LCD 시장과 유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