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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경제활력 구원투수 등판 기대감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1884년 대한상의 출범 이후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회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3위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새 경제단체장 자리를 맡은 만큼, 재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활력을 되찾고 정부와 기업 간 가교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대한상의는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임시의원총회를 열고 만장일치 추대된 최태원 회장을 제24대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로써 최 회장은 2024년 3월까지 대한상의 회장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의원총회에는 대한상의 의원 70여명이 참석했고, 행사 전 최 회장은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과 인사했다. 전임자 박용만 회장을 만나 환송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선출 직후 인사말을 통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시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대한상의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를 최대한 수렴해서 구체적인 방법론을 찾아가겠다. 전국상의 회장단의 적극적인 발언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수원 출생으로 신일고와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1998년부터 현재까지 SK회장을 맡고 있다.

재계 대표 인물 중 한 명인 만큼, 최 회장에 거는 기대감도 다르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충격과 구조적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올바른 경제정책 수립과 기업의 경영애로 해소에 기여해야 하는 경제단체 역할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국가의제 해결에 경제단체들이 좀 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부터 대한상의 회장직을 수행한다. 일주일에 1~2회 이상 대한상의 집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은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무게감 있는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았기에, 경제단체 위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 바탕으로 반기업 규제에 대응하고, 경제단체 입장을 하나로 모아 경영환경 개선이 힘쓸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재계를 향해 강도 높은 규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와 국회는 경제3법으로 불리는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을 비롯해 노조법 개정안까지 잇달아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재계는 경영활동을 위축하고 기업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며 반발했고, 경제단체들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으나 관철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반기업 규제를 직접 체감하는 대기업 총수다. 정부와 국회에 위축된 기업 현장을 알리고, 애로사항을 누구보다 잘 전달할 수 있다. 더군다나 재계 힘을 모을 수 있는 자리에 서 있기 때문에, 보완입법 등 완충점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이한주 베스핀 글로벌 대표 등을 상의 부회장단에 합류시켰다. 젊은 피를 수혈하고 IT, 스타트업, 금융업계 기업까지 품었다.

미래 성장산업인 IT업계 목소리까지 반영하는 대한상의로 도약한다는 의지다. IT업계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대형 플랫폼사들과 경쟁하면서도 국내 규제 리스크까지 안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를 정부와 국회에 전해줄 힘있는 경제단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 회장이 강조해온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한다. 최근 대한상의는 기업문화팀 이름을 ESG 경영팀으로 변경하고 조직을 강화했다. 이형희 SK사회적가치(SV) 위원회 위원장도 부회장으로 합류했기 때문에 ESG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역경제에도 관심을 쏟는다. 지난 18일 최 회장은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과 비대면 온라인 상견례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에 지역경제팀을 신설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한편, 이날 의원총회에선 대한상의 회장 선출 안건 외에도 대한상의 임원선출안과 상근부회장 임명동의안이 확정됐다. 박용만 회장은 대한상의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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