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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콘텐츠·AI ‘합종연횡’…네이버·카카오로 집결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다들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이 협업하고 싶어하죠.”

모 통신사 관계자가 슬쩍 전한 말이다. 외부에 어떤 프로젝트나 사업을 홍보할 때,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이 묶어 소개하는 게 이른바 ‘탈(脫)통신’ 이미지를 키우는 데 이득이라는 것.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업종을 넘나드는 합종연횡이 가속화 되는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은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는 SK텔레콤과의 협력 시너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얼마 전 합작법인으로 새출발 한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5일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콘텐츠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다. 카카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 일부를 SK브로드밴드의 B tv와 채널S에 독점 제공하는 내용이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는 현재 SK브로드밴드와 지상파 합작 OTT인 웨이브에서도 제공되고 있다.

이는 카카오가 SK텔레콤과 지난 2019년 30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으로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지분 교환 이후 각사 대표 임원이 참석하는 ‘시너지 협의체’를 통해 꾸준히 협력을 모색해왔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시너지를 낼 만한 신사업인 커머스, 모빌리티, 콘텐츠 등 영역에서 서로 서비스 경쟁을 벌이는 사이라 협업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다.

최근에는 그러나 조금씩 속도가 붙고 있다. 이번 콘텐츠 분야 협력에 앞서 지난 14일에는 인공지능(AI) 공동개발, ESG펀드 조성, 특허 공유 등 3개 분야에서의 협력이 발표됐다. 양사는 수백억원 규모의 ESG 펀드를 공동 조성하는 내용을 비롯해 벤처·스타트업에 AI·특허 기술과 같은 주요 자산을 사회에 나누는 데 힘쓸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까지 포함해 3사가 결성한 AI 연구개발(R&D) 협의체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팬데믹 극복 AI’를 개발 중이다. 이용자가 있는 장소의 코로나19 위험도를 AI가 실시간 분석해 우회 경로 등을 안내하는 솔루션이다. 이들은 다른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API 형태로 만들어 배포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다양한 IoT 플랫폼에서 삼성전자 가전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 협력 계약도 최근 체결했다.

네이버의 경우 CJ·신세계그룹과 지분 혈맹을 통한 ‘유통 어벤저스’를 결성하며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그룹 계열사들인 CJ ENM·스튜디오드래곤 및 CJ대한통운 등과 총 6000억원의 지분을 교환했으며, 지난 16일에는 이마트 및 신세계인터내셔날과도 총 2500억원 규모 지분을 맞바꿨다. 연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1위로 평가되는 네이버쇼핑이 각 분야 선두주자들과 손잡고 ‘물류-유통-쇼핑’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에서 온라인 주문을 받고 CJ대한통운이 이마트 센터에서 상품을 받아 즉시 배송하는 형태의 유통 서비스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 “단순히 빠른 배송 경쟁력을 확보한다기보다, 물류 데이터 네트워크를 더 강화해 중소상공인(SME)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이 밖에 이미 CJ 계열 OTT 티빙과 제휴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신세계 포인트를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 특성상 여러 분야에 녹아들 수있기 때문에 이곳저곳 협력관계를 많이 구축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온라인플랫폼들이 더 각광을 받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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