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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시장진입 청신호 하나금융, IT인프라 대응 어떻게?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4곳에 대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를 재개하는 가운데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시스템 구축 등의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3월 31일 정례회의를 열고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핀크에 대해 조건부로 마이데이터 심사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했으나 대주주에 대한 형사 소송·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면 심사를 중단할 수 있다는 감독규정에 따라 심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앞서 금융위는 신용정보법 개정 전부터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해온 기업 가운데 28개사에 대해 지난 1월 말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내준 바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 계열사를 포함해 삼성카드, 경남은행에 대해 심사를 중단한 바 있다. 하나금융 4개 계열사에 대한 심사를 재개한 금융위는 삼성카드와 경남은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심사를 중단한 상태다.

마이데이터 허가가 늦어지면서 하나금융은 차선책 마련에 분주했다. 우선 웰컴저축은행과 협력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응 준비를 해왔다. 웰컴저축은행은 저축은행권에선 최초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바 있다.

하나카드는 10일 웰컴저축은행과 마이데이터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카드는 이번 협약으로 웰컴저축은행과 양사 간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마이데이터 사업 전반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마이데이터 허가 획득이 늦어지면서 자체 시스템 구축 작업도 다소 유보된 상황”이라며 “자체 시스템을 마련할 때까지는 웰컴저축은행의 마이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해 시장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와 별개로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 제공자 및 사업자 시스템 구축 HW, SW 입찰 공고를 지난 10일 내고 사업자 선정에 나서기도 했다. 서서히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의 합작사인 핀크는 최근 권영탁 현 대표이사의 연임을 확정하고 사업에 보다 탄력을 보탤수 있게 됐다. 심사가 중단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핀크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규 서비스를 꾸준히 론칭해왔다.

핀크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심사 중단 제도 개선에 힘써준 덕분에 심사가 빠르게 재개될 수 있었다”라며, “재개 소식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가지고 있으며, 라이선스를 획득하게 되면 금융에 SNS와 게임을 접목한 신개념 서비스 ‘핀크리얼리’를 마이데이터와 즉각적으로 연계해 소비자가 주도적으로 금융생활을 즐길 수 있는 안전하고 재미있는 ‘금융놀이터’로 도약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시스템 구축과 별도로 하나금융은 비상대응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듯 고민거리도 늘어난 상태다.

금융위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4곳에 대해, 심사 결과 허가를 부여하더라도 허가 이후 대주주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이 확정될 경우 발생 가능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조건부 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부적격 사유 확정시 허가취소, 영업중단, 비상대응계획 마련 등 필요조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만약에 대주주 부적격 사유가 확정이 되면 허가 취소를 해야 할 수 있는데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기존의 서비스를 중단하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이관하고 기존 고객들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상황 변화에 대해서 미리 컨텐전시 플랜을 짜놓으라는 얘기”라고 밝혔다.
앞서 본허가를 받은 28개 사업자들에게는 별도의 비상대응계획을 요구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정보 유출 사고를 겪는다는 지 비상상황이 발생할 때 금융위는 기본적인 재량으로 가지고 있는 허가 취소권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사고 발생 등으로 허가 취소와 같은 상황이 나오면 이번에 요구한 컨텐전시 플랜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컨텐전시 플랜의 기본골격은 서비스 가입자에 대한 서비스 종료에 대한 안내 프로세스 마련, 그리고 보유한 데이터에 대한 안전하고 완벽한 폐기 및 고객이 원하는 다른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의 데이터 전송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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