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C, LG 소송 제재 요청 기각…7월30일 예비판결 -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994특허 침해” - LG에너지솔루션, “994특허, LG 선행기술 참고”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2차 소송, 337-TA-1179)을 정상 진행키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소송에서 이길 경우 기울어진 협상 테이블을 수평으로 만들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불안요소가 생겼다. 1차 소송(337-TA-1159) 승기를 이어갈 동력이 떨어졌다.
1일(미국시각)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의 2차 소송 제재 요청을 기각했다.
2차 소송은 2019년 9월 SK이노베이션이 제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 2차전지 파우치형 배터리셀 구조 관련 특허(994특허) 1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8월 이 소송 제재 요청서를 제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특허가 무효라고 반박했다. LG에너지솔루션 선행기술을 참고해 취득한 특허라고 공격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해 사실을 증명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침해를 주장하는 994특허는 출원 이전에 LG화학이 보유하고 있었던 선행기술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출원한 2015년 이전에 이미 해당 기술을 탑재한 A7배터리 셀을 크라이슬러에 여러 차례 판매한 바 있다”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9월 LG에너지솔루션이 조사 과정에서 영업비밀을 빼갔다며 LG에너지솔루션 디지털 포렌식을 요구했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LG에너지솔루션에 유리했다. ITC는 SK이노베이션 포렌식 요구를 기각했다.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은 LG에너지솔루션 요구에 동의했다. SK이노베이션이 신청한 약식판결 2건도 기각했다.
ITC의 이번 결정으로 2차 소송은 정상 진행하게 됐다. 예비판결은 7월30일(미국시각) 최종판결은 2021년 11월30일(미국시각)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이 승소하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미국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소송 관련 쟁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로 소송의 본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가 ITC 소송에서 금과옥조로 삼던 증거훼손 주장마저 모두 기각한 것으로 더이상 LG의 문서삭제 프레임은 통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반색했다.
양사는 1차 소송 최종판결에 대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ITC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등을 10년 동안 미국에 수입하지 못하게 했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SK이노베이션은 판결을 인정하지 않았다. ‘증거인멸로 조기패소해 본안을 다퉈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판결은 이런 SK이노베이션 주장에 명분을 실어준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금 시점에서 이 특허소송에 대해 특정 업체 유불리를 논하기는 어려우며 남은 소송절차를 통해 진실을 규명할 계획”이라며 “994특허 발명자는 LG에너지솔루션 선행기술 세부 정보가 담긴 문서를 보유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994특허를 발명한 SK 구성원이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을 참고했다고 누명을 씌우며 발명자가 참고 문서를 고의적으로 삭제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나 삭제했다는 파일은 보존 중이었을 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검색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며 일반에 공개된 문건”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