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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글로벌 ‘웹소설 사냥’ 나선 이유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소설 분야 글로벌 영역 확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 네이버에 이어 이번엔 카카오가 북미 기반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를 추진한다. 네이버를 견제하기 위한 카카오의 한 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이들의 목표는 같다. 글로벌 시장에 통할 콘텐츠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약 4000억원 규모로 래디쉬 인수를 추진하며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어찌 보면 카카오의 래디쉬 인수는 예견된 일이다. 카카오는 이미 작년 7월 래디쉬에 320억원가량을 투자한 바 있고, 앞서 네이버가 올해 1월 왓패드를 약 6500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웹소설 시장 선점에 나선 상황이다.

그렇다면 왜 ‘웹소설’일까. 일단 웹툰과의 시너지가 크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웹소설의 웹툰화를 통해 두 영역간 경계를 무너뜨려 스토리텔링 IP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안정적인 서사와 확고한 구독층을 가진 웹소설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웹툰화를 통해 이용자 저변을 더욱 넓힐 수 있다.

네이버만 해도 왓패드 인수로 기존 웹툰에 웹소설을 합친 국내외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1억6000만명(지난해 기준 네이버 웹툰 MAU 7200만명)에 이른다. 카카오가 인수를 타진하는 래디쉬의 경우 웹소설계의 넷플릭스로, 전체 매출의 90%가 자체 제작 IP에서 나올 정도로 오리지널 스토리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IP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의 ‘글로벌화’다. ‘국민 포털’과 ‘국민 메신저’로 출발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줄곧 강조해왔다. 현재 양사의 사업부문 가운데 글로벌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효자 품목’이 바로 ‘콘텐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검색 플랫폼이나 커머스·핀테크 사업은 아직 국내 이용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카카오도 카카오톡 플랫폼 의존도가 높다”면서 “콘텐츠는 그중 가장 빠르게 글로벌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봤다.

특히 웹소설→웹툰→영상화는 잘만 성사되면 글로벌로 통하는 공식이다. 네이버 웹툰 ‘스위트홈’이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되며 큰 흥행을 거둔 것은 네이버도 으쓱해 하는 대표적인 성과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스위트홈의 성공에 대해 “영상화된 IP의 글로벌 흥행은 원작 소비 욕구를 증대시켜 더 많은 사용자들이 웹툰에 다시 이입되는 선순환을 낳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돈이 된다. 지난해 네이버는 웹툰으로 연간 글로벌 거래액 8200억원을 기록하며 사업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총 4개 영역으로 이뤄진 콘텐츠 사업부문 가운데 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픽코마(카카오재팬) 등 유료콘텐츠의 매출 비중이 28%로 가장 높다. 또 인수 대상인 래디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0배 이상 가파른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해외 콘텐츠 시장 분석’에 따르면 웹툰·드라마 등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2949억달러에서 2024년 2조7966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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