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금지 현실화, SK이노베이션 특허소송 ‘올인’ - 거부권 행사, SK이노베이션 영업비밀침해 불인정 명분 획득 - 양사 협상, ITC 2차 소송 예비판결 영향 더 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는 10년 동안 미국 수입이 금지될까. 미국 행정부의 최종 결정 마감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 판세를 가를 결정이다. 승패에 따라 양사 사업과 협상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승패가 어떻게 나든 협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은 낮다. 양사 협상 속도를 판가름할 수 있는 시점은 7월30일(미국시각)이다. 이날은 2차 소송(337-TA-1179) 예비판결이다.
8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1차 소송(337-TA-1159) 최종판결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 재가 여부가 3일 남았다. 최종판결은 지난 2월10일(미국시각) 나왔다. 60일 이내 효력 발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오는 11일(미국시각)이 60일째다.
1차 소송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19년 4월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ITC는 이를 인정하고 10년 미국 수입 금지를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대로 보상을 하라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ITC 판결을 수용하지 않았다. 증거인멸로 본안을 다투기 전 조기 패소했기 때문이다. 협상은 평행선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대, SK이노베이션은 1조원대를 부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시불이 아닌 ▲지분 ▲로열티 등도 가능하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증액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차라리 미국 사업을 접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미국 대통령의 ‘승인’ 또는 ‘거부’는 이번 소송의 갈림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조원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김준 대표 등이 미국에서 인맥을 총동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가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공세는 더 강해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 결정을 수용하라는 여론전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협상을 요구하는 주변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SK이노베이션에게는 2차 소송과 유예기간이 있다. 2차 소송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기한 건이다. 지난 1일(미국시각) ITC는 이 소송을 정상 진행키로 했다. 오는 7월30일 예비판결 예정이다. 여기서 승소한다면 기울어진 협상 테이블을 바로잡을 기회가 생긴다.
또 미국 10년 수입금지에는 예외 조항이 있다. 포드와 폭스바겐에 공급하는 제품은 각각 4년과 2년 더 미국에 공급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협상을 끝내면 사업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양사 대립은 원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게 유리했던 판결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효력이 없어진다. 명분만 남는다. 문제는 SK이노베이션도 명분이 생긴다는 점이다. 그동안 영업비밀침해는 없었다는 SK이노베이션 주장을 바이든 대통령이 인정했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이 특허소송을 활용해 공세로 전환할 확률이 생긴다. 2차 소송은 결론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특허침해로 제소한 건(3차 소송, 337-TA-1181)은 지난 3월31일 예비판결이 났다. 총 4건의 특허 중 3건 무효, 1건 비침해다. ITC는 예비판결을 최종판결로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2차 소송 예비판결에 따라 양사 희비가 갈린다.
2차 소송 예비판결에서 승패가 갈리지 않으면 ITC에서 델라웨어지방법원으로 전장을 옮기는 수순이 유력하다. 양사는 ITC와 델라웨어법원 제소를 같이 했다. ITC 소송 기간 델라웨어 소송은 중지 상태였다. 델라웨어 소송 1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립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