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차량용 반도체는 세계적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가 중심이다. 국내 수급 안정화와 세계 시장 공략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이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개발에 뛰어들었다.
MCU는 자동차의 기능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대당 약 200개가 투입된다. 높은 신뢰성을 요구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그동안 까다로운 공급 조건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동차 제조업 강국인 유럽 일본 미국 반도체 회사가 주도했다.
코로나19가 상황을 바꿨다. 자동차 제조사 예상보다 빨리 경기가 회복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완성차 생산 차질로 이어졌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선 다른 반도체 제작을 줄여야 한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제조업 차질은 자동차 분야를 넘어 전체 산업으로 확산 중이다.
MCU는 통상 납기 일정(리드타임)이 6개월에서 1년 수준이다. 작년 개당 8달러 내외인 가격은 올해 6배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팹리스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에서는 텔레칩스 어보브반도체 실리콘웍스 등이 뛰어들었다.
텔레칩스는 ARM 아키텍처 기반 차량용 MCU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한다. 현대자동차 등이 탑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보브반도체는 라이다용 MCU ‘A31Q213’를 개발했다. 연내 납품이 목표다. 실리콘웍스도 MCU를 신성장동력으로 검토하고 있다. 어보브반도체와 실리콘웍스도 생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칩을 양산하고 있다. 또 구글 웨이모 자율주행 칩을 수주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협력사인 코아시아는 자회사 넥셀을 통해 국내외 자동차 업체와 관련 반도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소외된 국가였다. 현대기아차마저 해외의존도가 높았다”면서 “최근 전기차 시장 확대 등으로 자동차에 필요한 반도체가 증가하면서 국내 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