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기업 업무도 카톡처럼 쉽게”…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SAP와 손잡은 이유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같은 신생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선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SAP와 같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강자와 협력해 기업 업무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독일계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와 카카오의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기업 업무 혁신을 위해 손잡았다. SAP 기업용 솔루션을 카카오톡 메신저처럼 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미 지난 2월 SAP BTP(비즈니스 테크놀로지 플랫폼)을 기반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경비 처리용 봇’을 개발했다. 향후 구매 요청과 승인, 판매, 입고 처리 등도 다양한 업무봇도 개발할 예정이다. SAP BTP는 SAP 클라우드 플랫폼과 SAP HANA 클라우드, 분석 등을 긴밀하게 제공하는 개발 플랫폼이다.

9일 SAP는 자사 최대 연례 IT 컨퍼런스인 SAP 사파이어 나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의 협력을 발표했다. 이날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이번 협력을 통해 SAP가 제공하는 전통적인 기업 업무시스템을 카카오워크의 AI와 결합해 놀랄만큼 쉽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어 기반 대화형 챗봇은 물론이고 향후 동남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출시된 카카오워크는 현재 38만명의 누적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중 기업 사용자는 14만명에 달하며 매일 600~800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 오는 9월 출시되는 ‘카카오워크 2.0’을 통해 기업 업무에 특화된 다양한 신기능을 탑재, 올해 말까지 100만명의 고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성열 SAP 코리아 대표(왼쪽)와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이성열 SAP 코리아 대표(왼쪽)와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SAP BTP를 기반으로 출시한 카카오워크 업무 봇을 통해 신사업 영역을 개척한다. 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자연어 처리, 비전, 그리고 향후 번역까지 다양한 AI 엔진을 SAP BTP에 제공함으로써 한국어에 기반한 대화형 AI를 선보인다. 향후 아시아를 비롯한 주요 언어를 망라하는 대화형 AI도 선보일 예정이다.

양사가 처음으로 선보인 경비처리용 봇의 경우, 법인카드를 사용할 경우 메신저 상에서 알람을 받으면 봇을 호출해서 마치 대화를 하듯이 내용을 입력하고 결재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백 대표는 “생활, 업무 속에서 쉽게 업무 프로세스 처리가 가능하다”며 “경비처리 뿐 아니라 구매요청, 정비처리 등 기업에서 자주 처리하는 업무 처리 봇을 올해 말까지 50여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성열 SAP 코리아 대표는 “이번 카카오워크와의 협력은 본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BTP에서 개발된 최초의 사례”라며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외에 다른 글로벌 협업 솔루션과도 협업이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S/4 HANA와 인사관리(HR) 솔루션인 석세스팩터스, 비용처리솔루션인 컨커와도 연계해 카카오워크 상에서 비대면 업무 수행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같은 협력을 통해 SAP 입장에서도 기존에 갖고 있는 딱딱한 이미지를 없애는 계기가 되어 공동혁신(코이노베이션)을 이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날 크리스찬 클라인 SAP 최고경영자(CEO)는 사파이어나우 기조연설을 통해 지능형 기업으로의 전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올해 초 발표한 ‘라이즈 위드 SAP’ 관련 새로운 솔루션을 공개했다. 또, ▲기업의 판매 과정을 가속화하는 SAP 업스케일 커머스 ▲잠재 지출 이슈를 식별하는 SAP 컨커의 AI 및 머신러닝 기능 ▲빠르게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기업의 빠른 비즈니스 전환을 지원하는 SAP 프로세스 인사이트 등도 함께 공개했다.

이밖에 SAP BTP 내에서 로우코드 및 노코드 서비스 확장, 통합 포털 SAP 비즈니스 네트워크,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SAP의 그린토큰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원자재 공급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백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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