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암호화된 데이터를 복호화(재식별화) 등 과정 없이 그대로 처리할 수 있는 ‘완전동형암호’ 기술을 위한 보안 가속기 개발을 추진한다.

16일 ETRI는 완전동형암호 가속 처리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보안이 필요한 정보를 보내서 처리할 때, 암호화된 정보를 그대로 보낸 뒤 재식별 절차 없이 안전하게 정보를 받고 처리할 수 있는 가속기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암호 기술은 암호화된 데이터를 바로 처리할 수 없기에 비밀키를 사용해 원래의 정보로 변환하는 복호화 과정을 거친 뒤 전달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 경우 비밀키는 물론 복호화 과정에서 정보가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보안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ETRI 연구진의 설명이다.

ETRI는 암호화시 용량이 커진 암호 데이터를 큰 산술 워드 크기로 연산할 수 있는 ALU(Arithmetic Logic Unit)를 개발함으로써 해결코자 한다. 완전동형암호의 장점인 복호화 과정 없이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로 바로 처리 또는 다른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양자컴퓨팅에서도 암호가 깨지지 않는 안전성을 보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암호화로 커진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상당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데, ETRI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가 암호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간대비 최대 1만배 이상 빠른 가속기를 개발한다.

ETRI는 향후 본 기술이 개발되면 ▲HW 가속기 칩셋 ▲데이터 서버에 내장되는 가속기 ▲보드용 라이브러리, 인공지능 등에 활용할 응용SW 등이 산출된다고 전했다. 기술개발을 통해 완성될 칩셋을 탑재한 가속기 보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서버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진은 본 기술개발이 ETRI가 수행했던 ‘동형암호의 HW고속처리 요소기술’과 ‘암호 데이터베이스 질의응답 기술 개발’ 등 선행기술 개발에 따른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ETRI 나중찬 서울SW-SoC융합R&BD센터장은 “유망기술로 손꼽히던 본 기술을 조기에 착수, 연구하게 된 데 큰 의미가 있다. 본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개발, 우리나리가 차세대 보안기술을 선도하는 데 이바지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하드웨어(HW)지원 프라이버시 보장 암호데이터 고속처리 기술 개발 과제로 오는 2024년까지 추진된다. 네이버, 네오와인, 티맥스티베로, 성균관대, 포항공대, 인하대 등이 참여한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