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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G 장비·반도체 ‘맑음’ 스마트폰 ‘흐림’…왜? [IT클로즈업]

윤상호
- 유럽 5G 장비 교두보 확보…화웨이 공백 공략 본격화
- 5G칩 미세공정 도입…메모리, 패키지 소형화
- 5폰 점유율 1위→4위…하반기, 중저가 5G폰 주력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삼성전자가 5세대(5G) 이동통신 점유율 확장에 본격 나선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와 함께 5G 엔드 투 엔드(end-to-end) 솔루션을 갖춘 유이한 업체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주춤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5G 통신장비와 반도체 제품군을 확대했다. 장비 스마트폰 반도체 생태계를 내세워 화웨이 빈틈을 노리는 전략이다.

21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G 엔드 투 엔드 솔루션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엔드 투 엔드라는 표현을 서비스 기술부터 기기, 부품까지 보유하고 있을 때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5G 관련 기술은 물론 시스템반도체와 기기, 통신장비 등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솔루션을 갖춘 곳은 화웨이 뿐이다. 화웨이는 2019년 기준 세계 통신장비 점유율 1위, 스마트폰 점유율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필요한 시스템반도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 등을 통해 공급을 받았다. 하이실리콘 2019년 기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점유율은 세계 4위다.

미국과 중국 갈등 심화가 화웨이 발목을 잡았다. 5G는 통신을 전기 수도 등과 같은 국가 인프라로 격상했다. 미국은 동맹국에 화웨이 통신장비 배제를 권고했다. 2020년 9월부터는 미국 기업과 미국 기술을 이용한 기업의 화웨이와 거래를 차단했다. 화웨이 지속가능성에 물음표가 찍혔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1위다. 통신장비와 시스템반도체 쪽에서는 점유율이 낮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삼성전자에게 이 상황을 타개할 기회가 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삼성 네트워크: 통신을 재정의하다’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시각 기준 22일 오후 11시 삼성전자 뉴스룸과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유튜브 채널로 방송한다.

삼성전자가 네트워크사업부 행사를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보다폰UK에 5G 솔루션을 공급했다. 삼성전자가 유럽 통신사에 5G 솔루션을 납품한 것은 처음이다. 유럽은 화웨이 통신장비 강세였던 지역이다.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제치고 에릭슨 노키아와 3강 체제에 오를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 9일에는 ‘8나노미터(nm) RF(Radio Frequency) 공정 기술’ 상용화를 공개했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팹)에서 활용한다.

5G는 주파수가 다양하다. 또 고주파를 이용하는 국가가 많다. 전파를 수신하려면 다양한 주파수와 고주파를 수용할 수 있는 안테나를 탑재해야 한다. 삼성전자 기술은 더 작은 RF칩에 더 많은 안테나를 담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4nm 제품 대비 면적은 35% 줄이고 효율은 35% 개선했다. 이 기술로 만든 시스템반도체를 이용하면 이전보다 크기는 줄이고 빠르고 오래 쓸 수 있는 5G 기기를 제조할 수 있다.

지난 15일에는 메모리반도체도 5G기기에 최적화한 제품을 선보였다. LPDDR(Low-Power Double Data Rate)5 uMCP(UFS Multi-Chip Package) 신제품을 출시했다. LPDDR5 D램과 UFS3.1 지원 낸드플래시를 1개 패키지로 제공하는 제품이다. 크기는 가로 11.5밀리미터(mm) 세로 13mm다. D램과 낸드를 각각 탑재할 때보다 모바일 기기 디자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상황이 다르다. 화웨이 몰락에도 불구 삼성전자가 5G폰 우위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1분기 세계 5G폰 규모를 1억3570만대로 파악했다. 전기대비 6% 전년동기대비 450% 이상 성장했다. 선두는 애플이다. 4040만대를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4위다. 1700만대를 출고했다. 애플 점유율은 30.2%, 삼성전자 점유율은 12.7%다.

2020년 1분기 상황은 달랐다. 삼성전자가 1위다. 34.6% 점유율을 차지했다. 화웨이가 2위다. 삼성전자와 격차는 크지 않았다. 애플은 5G폰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을 때다. 올 1분기 화웨이 빈자리와 삼성전자가 잃은 점유율은 오포 비보 샤오미가 나눠 가졌다. 이 기간이들의 5G폰 판매량은 ▲오포 2150만대 ▲비보 1940만대 ▲샤오미 1660만대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5G 점유율 반등을 위해 중저가폰에 치중할 방침이다. 프리미엄폰은 접는(폴더블)폰으로 대응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통신사는 통신장비를 교체하는데 보수적이지만 여러 상황이 겹쳐 삼성전자가 신규 진입하기에는 유리한 상황”이라며 “통신장비를 공급하게 되면 반도체, 기기 판매도 이점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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