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이 현재진행형이다. 주요 소재 조달에 차질을 빚은 점도 한몫했다. 이에 반도체 원재료 실리콘웨이퍼 업체들은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나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신에츠와 섬코는 실리콘웨이퍼 신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양사는 웨이퍼 1~2위 업체로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다. 증설 시 두 회사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된다.
그동안 웨이퍼 업계는 일부 시설 추가 및 생산 효율화 작업 등을 통해 캐파를 늘려왔다. 반도체 웨이퍼 특성상 장기계약을 맺어 한 번에 대규모 물량이 나갈 일이 흔치 않다. 이 때문에 특정 기간 수요 증가로 증설을 고려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다만 반도체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과 전례 없는 공급난이 겹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의 12인치(300mm) 웨이퍼 평균 재고가 작년 초 1.6개월분에서 올해 초 1.3개월분까지 축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많은 웨이퍼가 소비된다는 의미다.
하시모토 마사키 섬코 회장은 “2022년 후반부터 반도체 웨이퍼 품귀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현재 증설을 결정하더라도 2024년부터 제품이 출하되기 때문에 2023년까지 수요공급 불균형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에츠와 섬코는 증설을 명분으로 웨이퍼 단가 인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현시점보다 50~60% 올리는 것이 목표다. 일부 고객사에서 동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웨이퍼 몸값 상승이 예고된다.
국내 웨이퍼 업체 SK실트론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성 증대 위주로 캐파를 일정 부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SK실트론의 공장 가동률은 2019년 94.4% 2020년 98.5% 2021년 1분기 99.4%다. 출하량은 비례해서 증가했다.
한편 SK실트론은 실리콘웨이퍼 공장 증설 대신 실리콘카바이드(SiC) 사업을 강화한다. 작년 2월 미국 듀폰 SiC 웨이퍼 부문을 인수했다. SiC는 실리콘웨이퍼 대비 고경도·내전압·내열이 강점으로 전력반도체용으로 적합하다. 전기차 등 확대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