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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LGU+와 손잡나? 황현식 “까다롭지만, 협상 긍정적”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포섭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에 나섰다. 디즈니는 연내 한국시장에 OTT 진출을 예고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주요 협상대상자로 떠올랐지만, LG유플러스에 무게가 기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즈니는 서비스 수준과 품질 기준, 법적 규정도 엄격해 굉장히 어렵고 까다로운 회사”라며 “그렇지만 긍정적으로 협상하고 있고, 디즈니와 좋은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황 대표가 디즈니플러스 협력을 유리하게 내다본 이유는 안드로이드 기반 인터넷TV(IPTV) 셋톱박스 강점이다. 디즈니는 고객편의성을 가장 주효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안드로이드 기반 IPTV 셋톱박스가 고객에게 디즈니플러스를 서비스하기에 좋은 구조라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IPTV 셋톱박스 비중은 97%에 달한다. 반면, KT의 경우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는 기가지니 셋톱박스만 안드로이드 기반이다. 기가지니를 제외한 올레tv 셋톱박스는 전부 HTML 기반이다. SK브로드밴드 IPTV 셋톱박스 비중도 70%대에 달하지만, 디즈니와 협상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디즈니가 요구한 IPTV 셋톱박스 수는 약 300만대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LG유플러스만 조건에 부합한다.

황 대표는 “LG유플러스 타깃 세그먼트는 디즈니에서 지향하는 세그먼트와 상당히 유사하다”며 “LG유플러스가 그간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선진회사와 마케팅에 협업해 성공한 사례가 많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즈니와 좋은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는데, 아직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서비스 출시 시기는 디즈니플러스에서 여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KT와 SK텔레콤과 다른 OTT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상파3사와 합작한 ‘웨이브’, KT는 ‘시즌’이라는 자체적 OTT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고객에게 부가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관점에서 콘텐츠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OTT 사업자 등과 협업을 확대한다.

황 대표는 “넷플릭스, 유튜브프리미엄, 디즈니플러스와 관련해서는 LG유플러스가 오픈해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전달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며 “국내와 해외 OTT에 모두 열려 있다.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LG유플러스는 OTT를 고려한 투자보다는 기존 서비스 강화에 집중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투자를 확대한다. LG헬로비전 등 PP사업에서 필요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강화한다. LG유플러스는 관련 부서를 조직적으로 강화하고 키즈, 아이돌, 스포테인먼트, 예능 영역에서 SM 등 영향력 있는 사업자와 제휴를 적극 추진한다. 또, 지분투자 등을 병행해 지적재산권(IP) 확보와 제작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시즌이나 웨이브처럼 독자적인 OTT를 겨냥해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아직까지 없다”며 “아이들나라, 증강현실, 가상현실, 스포테인먼트 등에서 고객에게 추가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의 영역 내 콘텐츠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저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플랫폼화하고 고객 사용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사업화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최근 CJ ENM과 겪고 있는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양사는 콘텐츠 사용료 분쟁으로 LG유플러스 OTT ‘모바일tv’에서 CJ ENM 실시간 채널 공급이 중단됐다.

황 대표는 “CJ ENM 관련 양사 입장 차이로 고객에 불편 끼쳐 죄송하다”며 “CJ와는 LG헬로비전 인수 때 좋은 관계에서 협력이 이뤄졌고, 콘텐츠 분야에서도 협업하고 있다. 지니뮤직 투자와 홈쇼핑 등에서도 여러 사업관계가 있다. 양사자 좀 더 마음을 열고 협상에 임해 고객 불편이 지속되지 않도로 하겠다”고 전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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