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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머스크·캐시우드·잭도시의 비트코인 토론, 어떤 얘기 오갔을까?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주간 블록체인>은 기자가 음성 기반 SNS ‘음(mm)’에서 다룬 내용을 토대로 작성됩니다. 매주 목요일 9시 가상자산 재테크 서비스 ‘샌드뱅크’의 백훈종 COO(최고운영책임자)와 함께 ‘음’에서 <귀로 듣는 주간 블록체인> 방을 엽니다.

방에서는 전문가 패널로부터 더욱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기자에게 직접 질문도 가능합니다. ‘음’은 카카오톡 내 서비스로, 카카오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들어와서 방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전 세계 가상자산 업계가 주목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잭 도시 트위터 CEO, 그리고 일명 ‘돈 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트인베스트먼트 CEO까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기사화되는 유명인사 세 명이죠. 이 세 명이 한국 시간으로 지난 22일 새벽, ‘The B word’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을 주제로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엄청난 발표가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세 사람의 의견을 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는데요.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한 시간 조금 넘게 진행된 토론의 내용을 크게 4가지 주제로 나눠 다뤄보겠습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전체적인 견해 ▲비트코인과 에너지 문제 ▲비트코인과 ESG 경영 간 관계 ▲비트코인의 미래, 이렇게 4가지입니다.

21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The B word' 컨퍼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 아래)와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오른쪽 위),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오른쪽 아래)가 비트코인에 관해 토론을 펼쳤다./'The B word' 컨퍼런스 라이브 화면 캡처.
21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The B word' 컨퍼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 아래)와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오른쪽 위),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오른쪽 아래)가 비트코인에 관해 토론을 펼쳤다./'The B word' 컨퍼런스 라이브 화면 캡처.
◆비트코인, 어떻게 생각하나요?…세 명 모두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

우선 세 사람은 비트코인에 대한 견해를 간단하게 언급하며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셋 중 가장 비트코인을 좋아하는 사람은 잭 도시 트위터 CEO입니다. 잭 도시는 예전부터 비트코인 지지자로 유명했고, 그가 경영하는 또 다른 기업 ‘스퀘어’를 통해 가상자산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죠.

잭 도시에게 비트코인은 세상을 바꿀만한 존재입니다. 잭 도시는 “비트코인은 내가 어렸던 시절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를 연상하게 한다. 그만큼 진화하고 있고,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커뮤니티도 탄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그는 비트코인이 기존 화폐 시스템에 비해 지니는 강점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잭 도시는 “지금 우리가 편리하게 쓰고 있는 신용카드도 먼 미래에는 쓸만한 것이 아닐 수 있다”며 “금융 인프라가 없는 개발도상국도 있고, 기존 화폐 시스템은 불필요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캐시 우드 역시 비트코인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는 비트코인 신탁상품인 GBTC는 물론 비트코인 관련주에도 꾸준히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캐시 우드는 비트코인이 화폐의 세 가지 기능 중 ‘가치의 저장수단’으로는 꽤 큰 발전을 보여줬다고 언급했습니다. 화폐의 세 기능은 ▲교환의 매개 ▲가치의 척도 ▲가치의 저장수단인데요. 그는 “가치저장수단 면에서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 큰 발전을 보여줬다. 나머지 두 기능은 서서히 발전하는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럼 머스크는 어떨까요? 머스크 역시 비트코인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비트코인이 지닌 단점이 있으나 탈중앙화, 분산원장 등 비트코인의 기반이 되는 사상 및 기술의 가치에 대해선 공감한다는 겁니다.

다만 거래 수수료가 비싸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습니다. 사실 비트코인은 다른 가상자산에 비해 거래 수수료가 비싼 편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머스크는 비트코인이 P2P(개인 간) 거래를 위한 화폐로 쓰이려면 라이트닝네트워크 같은 솔루션이 더 많이 쓰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라이트닝네트워크는 비트코인의 느린 거래 속도를 개선하고 거래 수수료를 절감하기 위해 별도의 채널에서 거래를 처리한 뒤 결과값만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 백훈종 COO는 “올해 들어 라이트닝네트워크로 유입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날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느린 거래 속도, 비싼 수수료 등 머스크가 지적한 비트코인의 단점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트코인, 다시 테슬라 결제수단 될까…“친환경 채굴로 바뀌고 있어”

그렇다면 토론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주제, 비트코인과 에너지 문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겠다고 한 뒤 3월에는 미국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결제 기능을 오픈했습니다. 그러다 5월에 돌연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고 결정을 번복했죠.

이유는 환경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기 에너지가 막대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향후 친환경적으로 채굴되면 그 때 비트코인을 다시 결제수단으로 받겠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입장은 여전합니다. 이번 토론에서도 머스크는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지면 테슬라가 다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잭 도시는 비트코인 채굴이 친환경적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가 이끄는 스퀘어는 친환경 비트코인 채굴 시설에 5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죠.

그는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에너지가 매우 많다”며 이런 에너지가 채굴에 쓰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례로는 ‘Great American Mining’이라는 기업을 언급했는데요, 유전시설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이용해 채굴하는 기업입니다. 사용하지 않으면 버려질 가스를 이용해 보다 친환경적으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방식입니다.

◆비트코인, ESG 경영에 오히려 긍정적…‘S’ 평가 시 고려 요소

비트코인과 에너지를 얘기하다보면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죠. 이 주제에선 캐시 우드의 의견이 눈에 띄었습니다.

우선 보편적인 의견은 이렇습니다. 최근 기업의 비트코인 투자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여론이 있는데요.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전기 에너지 양이 여전히 방대한 만큼, ESG 요소 중 ‘E’ 관련 평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캐시 우드는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놨습니다. 비트코인이 앞으로 친환경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물론, ESG 중 ‘S’와 ‘G’ 부문에서는 비트코인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입니다.

‘E(환경)’ 부문에 관련해선 “비트코인이 점차 친환경적으로 변하리라 믿는다”며 “전통 산업인 금 채굴이나, 기존 금융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비트코인도) 점점 더 나은 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S(사회) 부문에 대한 의견이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캐시 우드는 “많은 기업들이 ‘S’를 고려할 때 다양성(성별, 인종 등)이나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만을 생각하는데, 사실 S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을 포괄한다”고 했습니다. 다양성이나 임금 문제 같은 기업 내 문제를 떠나 세계적 관점에서 ‘S’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그는 “세계에는 통가나 엘살바도르처럼 GDP의 대부분을 해외 송금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있다”며 “이런 국가들을 막대한 송금 수수료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게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면 비트코인 활용이 S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캐시 우드의 생각입니다. 비트코인은 기존 법정화폐에 비해 해외송금 수수료를 줄일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심한 국가에서는 화폐의 대안으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G(지배구조)’ 부문이 있습니다. 캐시 우드는 그 어떤 시스템보다 투명한 비트코인의 생태계가 지배구조 부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습니다. ESG 경영에 있어서도 경영진과 주주 간 관계를 건강하게 조정하는 게 G 부문의 핵심인데요. 개발자들이 지속적인 토론을 통해 네트워크를 발전시켜가는 비트코인의 생태계는 기업의 G 경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입니다.

백훈종 COO도 캐시 우드의 의견에 공감했습니다. 백 COO는 “엘살바도르는 전체 인구 600만 중 200만이 해외송금으로 고향에 돈을 보내는데, 많게는 30%까지 수수료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엘살바도르처럼 해외송금에 의존하는 국가에서는 거래 수수료나 인플레이션이 생사가 걸린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엘살바도르처럼 인플레이션이 심해 달러를 기축통화로 써야 하는 국가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하면 곧바로 긴축재정에 들어가야 한다”며 “그런 국가에선 전 세계 어디서든 가치가 같은 비트코인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이게 ESG 경영 중 ‘S’의 핵심”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머스크‧캐시 우드‧잭 도시가 보는 ‘비트코인의 미래’

그렇다면 세 사람이 바라보는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떨까요?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통해 개개인이 힘을 가지는 미래가 도래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거래할 수 있는 비트코인으로 부의 불평등이 완화되길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합니다.

이날 머스크는 테슬라뿐 아니라 그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가 개인적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그리고 도지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죠.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은 팔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캐시 우드와 잭 도시는 비트코인의 미래에 관해 더욱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캐시 우드는 “비트코인이 신흥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의 헤지 수단이 될 것”이라며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다. 이들이 구매력 저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잭 도시는 비트코인이 세계 평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는데요. 머스크가 한 말처럼, 비트코인을 통해 개개인이 힘을 가지게 됨으로써 소수의 기업이 부를 독점하는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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