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 ESG 평가에 악영향? ‘돈나무 언니’의 생각은 달랐다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BTC)을 사들이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비트코인 투자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전기 에너지 양이 여전히 방대한 만큼, ESG 요소 중 ‘E’ 관련 평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차별화된 의견을 밝혔다. 비트코인이 앞으로 친환경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물론, ESG 중 ‘S’와 ‘G’ 부문에서는 비트코인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이다.
◆E: “비트코인 채굴, 친환경으로 진화하는 중”
19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The B word’ 컨퍼런스에서 캐시 우드 CEO는 ‘비트코인과 ESG 경영 간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E(환경)’ 부문에 관련해선 “비트코인이 점차 친환경적으로 변하리라 믿는다”며 “전통 산업인 금 채굴이나, 기존 금융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비트코인도) 점점 더 나은 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신재생에너지를 쓰는 비중이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E 관련 평가에서도 크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캐시 우드 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는 결제기업 스퀘어와 함께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같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S: “S 경영은 세계적 관점에서…비트코인이 도움돼”
E 부문에선 비트코인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도라면, ‘S(사회)’ 부문에선 비트코인이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S(사회) 부문에 대해서 캐시 우드 CEO는 “많은 기업들이 ‘S’를 고려할 때 다양성(성별, 인종 등)이나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만을 생각하는데, 사실 S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을 포괄한다”고 강조했다. S가 포괄하는 요소 중 하나로는 개발도상국 국민들이 결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들었다.
그는 “세계에는 통가나 엘살바도르처럼 GDP의 대부분을 해외 송금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있다”며 “이런 국가들을 막대한 송금 수수료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게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고 설명했다. 다양성이나 임금 문제 같은 기업 내 문제를 떠나 세계적 관점에서 ‘S’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면 비트코인 활용이 S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캐시 우드 CEO의 생각이다. 비트코인은 기존 법정화폐에 비해 해외송금 수수료를 줄일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심한 국가에서는 화폐의 대안으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캐시 우드 CEO는 “전 세계 인구 중 약 13억명은 인플레이션율이 두 자릿수를 넘나드는 국가에서 살고 있다”며 “이들을 구매력 저하 문제로부터 구제하는 것도 사회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G: “비트코인의 투명한 생태계, 시사하는 바 크다”
그렇다면 ‘G(지배구조)’ 부문은 어떨까? 캐시 우드 CEO는 그 어떤 시스템보다 투명한 비트코인 생태계가 지배구조 부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봤다.
그는 “비트코인 생태계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 비해 훨씬 투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핵심 개발자들”이라며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는 핵심 개발자들을 만났는데, 기술적 배경이 탄탄함은 물론이고 화폐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도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캐시 우드 CEO가 비트코인 개발자들은 언급한 이유는 한 사례를 제시하기 위함이다. 그는 비트코인 생태계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대표하는 사례로 지난 2019년 발생한 ‘바이낸스 롤백’ 논란을 들었다.
당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7000BTC를 해킹으로 분실하자,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거래 기록을 다시 조정해 해킹이 일어난 거래를 무효로 만들어버리는 ‘롤백’을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는 비트코인의 거래 기록을 손상시키는 행위로, 비트코인이 지향하는 탈중앙화 및 신뢰성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이에 많은 비트코인 개발자들이 롤백을 반대했다.
ESG 경영에 있어서도 경영진과 주주 간 관계를 건강하게 조정하는 게 G 부문의 핵심이다. 따라서 거래소와 개발자가 지속적인 토론을 통해 롤백 없이 문제를 해결한 사례는 기업의 G 경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캐시 우드 CEO는 “바이낸스 사례는 개발자가 적극 참여하는 비트코인 생태계를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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