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배터리 분리막 韓·中·日 전쟁…SK 이어 LG 참전

김도현
- 전 세계 분리막 수요 연평균 23.1% 상승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소재 업체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분위기다. 최근 원가 4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에 이어 화재 방지 핵심인 분리막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한·중·일 경쟁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LG화학도 뛰어들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도레이는 분리막 관련 합작사(JV) 설립을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안정성 강화 분리막(SRS) 관련 특허를 일부 공동 보유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분리막 수요는 약 40억제곱미터(㎡)다. 오는 2025년 158억7700만㎡으로 5년 새 4배 성장이 예상된다. 연평균 23.1% 상승하는 수준이다.

분리막은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다. 폴리올레핀(PO)·폴리프로필렌(PP) 등 절연 특성이 뛰어난 고분자 화합물이 원료다. 크게 건식과 습식으로 나뉜다. 건식은 리튬인산철(LFP), 습식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주로 쓰인다.

양극 활물질과 음극 활물질 접촉을 막아 단락을 방지한다. 이온이 오가는 통로 역할도 한다. 손상 시 배터리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서 품질이 더욱 강조되는 분야다.

업계 추정으로 현재 시장점유율 1위는 중국 상해은첩(18%)이다. 일본 아사히카세이(15%) 한국 SK아이이테크놀로지(10%) 일본 도레이(9%) 등이 뒤를 잇는다.

상해은첩은 건식 분리막 최강자다. 자국 업체 CATL·BYD는 물론 LG에너지솔루션 등에 분리막을 공급한다.

다만 건식은 습식에 대비 강도가 약하다. 습식은 제조공정이 복잡해 가격은 비싸지만 균일한 결정 구조를 이뤄 더 튼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습식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말 비율은 건식 33.8% 습식 66.2%다.

습식 분리막으로 한정하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선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20년 말 기준으로 습식 시장점유율 26.5%를 차지했다. 2~3위는 아사히카세이(23.7%)와 도레이(23.6%)다.

이들 업체는 수요 대응을 위해 연이어 증설에 돌입했다. 상해은첩은 지난해 현지 경쟁사 뉴미테크를 인수한 데 이어 헝가리 공장 구축에 나섰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중국과 폴란드 등에 생산라인을 늘려가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2025년까지 연간 분리막 생산량을 30만㎡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레이는 헝가리 공장을 짓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분리막은 중요한 소재이면서 공정 난도가 높은 제품이다. 기존에 상위권을 형성하는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