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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힘주는 e커머스…SSG닷컴·롯데온 차별점은?

이안나
- 네이버·카카오도 명품 확대…신세계·롯데 온오프라인 연계 판매로 차별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꾸준히 확산되면서 온라인 명품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명품 커머스 성장세에 국내 온라인몰도 변화가 감지된다. 네이버·카카오가 e커머스 플랫폼에 명품 브랜드를 확장하는 한편 무신사 등 패션 플랫폼도 명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전부터 명품 전문관을 운영해온 롯데온과 SSG닷컴은 규모나 협업 관계 측면에서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신세계와 협업해 명품 브랜드 상품들을 유치시킬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구체적 시기를 말하긴 어렵지만 신세계 명품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브랜드스토어 입점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네이버는 45만 스마트스토어 상품 외에도 추가적인 상품군을 보유할 수 있게 되고 신세계 역시 매출이 증가하는 ‘윈윈’ 전략이다. 이미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엔 명품업체들이 입점해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루이비통은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활용해 F/W(가을겨울) 남성복 패션쇼를 생중계했다.

e커머스 후발주자인 카카오는 영향력 확대를 위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꾸준히 입점하고 있다. 지난달 입점한 에르메스를 포함해 샤넬·디올 등 화장품부터 구찌·버버리 등 패션 잡화, 티파니앤코 같은 주얼리까지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현재 카카오커머스에 입정한 명품 브랜드는 약 130여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카카오커머스를 통한 명품 거래액은 지난해 2400억 규모로 추정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지난 6월 명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무신사 부티크’에선 유럽과 미국 등 해외 브랜드 쇼룸과 편집숍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직매입해 선보이고 있다. 정품을 보증을 위한 ‘부티크 인증서’와 ‘보안 실’ 등을 동봉해 판매한다. 현재 프라다,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톰브라운 등 15개 내외 브랜드를 판매 중이며 연내 부티크 브랜드를 1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e커머스 플랫폼들이 명품 사업을 확장은 차별화된 상품군 확보와 함께 MZ세대 고객을 확보하려는 명품 제조사들 수요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동기(1조4370억원) 대비 약 11% 증가했다.

기존 e커머스 플랫폼은 가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아 명품업체들은 오프라인 유통망을 더 선호했다. 하지만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고가 제품도 모바일을 통해 편리하게 구매하려는 수요가 높아지자 명품업체들의 온라인 진출도 장벽이 낮아졌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명품업체들이 MZ세대를 잠재고객으로 유치해야하는 상황에선 편리함을 앞세운 모바일 환경이 중요한 접점이 됐다”며 “e커머스 입장에서도 젊은층과 중장년층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e커머스 시장에선 신세계·롯데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과 롯데온이 명품에 강점이 있었다. 명품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했던 만큼 백화점 및 면세점을 통해 이미 오랜 기간 관련 업체들과 협업하고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SSG닷컴과 롯데온이 전문관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기획전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은 e커머스 경쟁사들이 명품 유치에 집중하고 있지만 상품군 다양성이나 규모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초고가 제품들을 구매하기 위해선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 장기적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명품 판매가 더욱 힘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SSG닷컴과 롯데온 역시 상품군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한 프로모션도 강점이다. SSG닷컴은 지난달부터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 판매를 시작했고 9월 출시 예정인 상품에 대해서도 10개 수량을 확보했다. 8월 중순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리뉴얼 기념 ‘온라인 단독 행사’도 진행 중이다. 롯데온도 스위스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 브랜드관을 선보이는 한편 지난 6월 롯데면세점과 100억원 물량을 준비해 명품 할인 행사를 마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명품은 종류나 가격대가 다르다”며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장벽이 낮은 제품들이 대부분인데 이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오프라인 매장으로 올 수 있어 일종의 투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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