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2021년 국정감사 시즌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중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국감을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현안들이 총출동할 전망이다.
17일 고려대기술법정책센터는 제56회 온라인 기술법정책 포럼을 개최, ‘국회가 바라보는 2021년 ICT 분야 정책이슈 및 개선사항’을 주제로 올해 국감 예상 이슈를 논의했다.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장으로 있는 이상엽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유향 국회 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심의관<사진>이 발제에 나섰다.
올해 과방위 국감에서는 급성장 중인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육성과 규제 방향을 비롯해 5G 이동통신·미디어·인공지능(AI)·메타버스 등 ICT 인프라 지원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의 ICT 정책 수립에도 올해 국감 논의가 주요 참고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온라인플랫폼 이용자보호·공정성 확보 논의 시작됐다
우선, 빠르게 성장 중인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정책 논의도 심도 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온라인플랫폼 서비스는 최근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뿌리를 내리며 산업을 키워오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온라인플랫폼 규제권한을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간 주도권 다툼도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 김 조사관은 “플랫폼과 이용자간의 부당거래라든지 소비자 이익침해 문제는 공정위 이슈이긴 하지만 방통위도 애초에 온라인플랫폼을 소관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규제 형태로 제도공백을 해소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 28㎓ 대역 투자·인터넷 서비스 속도 ‘도마 위’
국내 통신3사의 28㎓ 대역 투자와 관련한 문제제기도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2018년 28㎓ 대역 총 2400㎒ 폭을 통신사별 800㎒ 폭씩 약 2000억원에 할당했지만, 3년이 지난 올해 6월 현재 3사 총 기지국 구축은 125개에 그치고 있다. 올해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28㎓ 기지국 목표는 1만5000대다.
김유향 조사관은 “5G 상용화 당시 통신사들이 빠른 속도를 전제로 홍보했지만 현재 기대에 비해 불만이 많고 만족도가 낮다”면서 “28㎓ 대역의 전국망 설치 가능성을 검토하고 주파수 활용계획도 재점검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IT 유튜버 ‘잇섭’이 쏘아올린 KT 인터넷서비스 속도 저하 논란도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는 올해 6월 인터넷서비스의 최저보장속도를 50%로 설정하는 방침을 통신사들에 전달하고 의견을 수렴 중인 단계다. 김 조사관은 “최저보장속도 명시 및 손해배상 등 이용자 보호 대책 마련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 알뜰폰의 통신사 집중 심화,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3사 자회사가 점유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한 문제제기도 예상된다. 올해 3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606만명(휴대전화서비스용) 가운데 통신3사 자회사 가입자는 277만명에 이른다. 이에 국회에는 통신3사 자회사로의 집중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2건도 발의돼 있다.
김 조사관은 “정부가 알뜰폰을 억지로 지원해서 시장 경쟁 활성화를 하겠다고 하는 게 과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끊임 없이 지적되고 있다”고 짚었다.
◆ 유료방송 사용료 및 방송채널 대가 산정 갈등
올해에는 유료방송사업자와 프로그램공급자(PP)간 대가 산정 문제로도 시끌했다. IPTV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PP인 CJ ENM간 프로그램사용료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 6월12일 LG유플러스 모바일TV에서 CJ의 10개 채널이 중단된 것. 이에 방통위는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협의회’를,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사-PP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콘텐츠 대가기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김 조사관은 “이 문제는 매해 지적돼온 것인데, 굳이 지금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넷플릭스와 등 거대 OTT들을 필두로 한 시장 환경 변화 때문”이라며 “OTT 시대에 맞는 사용료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중단은 시청권 침해의 문제인데, 일정 정도 사업자에 책임을 부여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디지털뉴딜, AI, 메타버스 등 ICT 진흥정책 재점검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뉴딜 정책과 AI, 양자암호통신, 데이터, 메타버스 등 혁신 ICT 인프라와 서비스에 대한 방향 점검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사회경제 전반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해 2021년 12조7000억원(국비 7조6000억원)을 투입해 디지털 뉴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디지털뉴딜 정책의 경우 일자리 창출과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기반 마련 등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가성장전략으로서의 체계성과 책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AI와 관련해서는 기술경쟁력과 활용도가 높지 않고 인력 양성이 미흡하다는 아쉬움이 따른다.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의 경우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지원을 하되 부작용에 대한 규제책을 미리 논의할 필요성도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