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전자, '세계 최초' 타이틀 추가…시스템반도체 1위 프로젝트 순항

김도현
- EUV 기반 웨어러블 AP·2억화소 CIS 이어 GAA 공정 세계 최초 유력
- 파운드리 사업부 연매출 20조원 가능할 듯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또 하나의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달았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분야 연매출은 사상 첫 2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오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 2019년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38조원을 추가해 총 투자규모는 171조원으로 늘어났다. 이를 통해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왕좌까지 차지하겠다는 의도다. 대내외적인 우려 속에도 삼성전자는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업계 최초로 2억화소 이미지센서를 공개했다. 2년 만에 기존 1억800만화소에서 약 2배 늘린 셈이다. 단순 화소 수가 이미지센서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1위 업체 소니가 1억화소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픽셀 크기 역시 업계 최소인 0.64마이크로미터(㎛)로 줄였다.

기술력은 물론 점유율에서도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 29%를 기록했다. 1위 소니(46%)와는 17%포인트 차이다. 2018년 58%포인트, 2019년 31%포인트로 매년 격차가 감소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기술력을 과시했다. 최근 출시한 스마트시계 ‘갤럭시워치4’에 탑재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W920’가 대상이다. 착용형(웨어러블) 기기용 AP에 가장 먼저 5나노미터(nm) 기반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했다.

올해 말에는 야심작으로 꼽히는 ‘엑시노스2200(가칭)’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AMD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적용하는 제품으로 전작 대비 큰 폭의 성능 개선이 예상된다. 그동안 AP 분야에서 퀄컴 애플 등에 밀려왔으나 신제품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또 하나의 세계 최초 성과도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 인텔 등에서 앞서 GAA(Gate-All-Around)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2nm 제품부터 적용하는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3nm에 선제 투입한다. 지난 6월 미국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업체 시놉시스는 삼성전자와 GAA 기반 3nm 공정 테이프 아웃에 성공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테이프 아웃은 공정 개발을 마치고 제조사에 설계도를 넘기는 단계다. 이를 바탕으로 설계한 칩을 검증한 뒤 시험생산을 시작한다. 상용화에 다가섰다는 방증이다.

시스템반도체 사업 핵심인 파운드리 사업부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미국 한파 영향으로 오스틴 공장 중단 등 차질을 빚었으나 역대 최대 실적이 유력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작년 연매출은 14조원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파운드리 분야에서 85억달러(9조8400억원) 내외 매출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15~20% 수준의 파운드리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당초 업계에서 전망한 연매출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와 생산 둘 다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라는 점을 파운드리 한계로 꼽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는 설계 지원 서비스를 통해 활로를 찾았다. 전통적인 반도체 업계의 제품을 사용하는 대신 자체 칩 개발을 원하는 고객사 수요가 늘어난 부분을 공략했다. 같은 방식으로 삼성전자는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칩과 구글 웨이모 자율주행 칩 등을 수주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제품군 및 협력사 확대, 파운드리 사업부는 에코시스템(SAFE) 확장을 통해 위기 요인을 극복해가고 있다”며 “실제로 2030년에 1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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