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랜선인싸] “크리에이터 경험, 즐겁기만 합니다”…중년 ‘설득박사’의 틱톡 도전기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적이요? 글쎄요, 아무리 생각해도 없습니다. 그저 즐겁습니다.”

본업은 화법과 화술을 가르치는 강사, 전직은 아나운서, 틱톡에 도전하기 이전에는 아프리카 BJ로 활동하기도 했었던, 독특한 이력의 이 사람은 누구일까.

유튜브와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설득박사’ 김효석 씨<사진>는 한 가지 직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이다. 첫 직장은 보험회사 영업사원이었지만, 평소에도 말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상파 아나운서를 거쳐 쇼호스트로 전향해 방송가에서 활동했다. 가수는 물론 영화에 출연한 경력까지 있을 정도.

현재 설득 스피치를 연구하고 강의하는 중년의 그는 최근 MZ세대의 놀이터, 틱톡에까지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크리에이터로서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없다”고 말하는 천상 크리에이터다. 아프리카 방송 초창기 시절 1인 방송에 뛰어들기도 했던 그는 그 경험을 살린 덕인지 틱톡이 낯설지가 않다고.

그는 ‘설득 화술’을 주 콘텐츠로 틱톡에서 활동하고 있다. 일반적인 소통뿐만 아니라 면접이나 세일즈 등 상황에 맞는 화법 기술을 짧은 시간 안에 담아 선보인다. 설득 스피치와 관련된 첫 영상을 올렸을 때는 조회수가 7만3000여건에 달했다. ‘설득’이라는 자신만의 키워드로 틱톡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그는 자평한다.

“사실 젊은 친구들 감각은 제가 못 따라갑니다.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는 제가 부족할 수 있죠. 제가 가진 경쟁력은 저만의 확실한 콘텐츠, 그리고 이것을 더 돋보여줄 퀄리티 있는 스튜디오와 장비입니다. 최대한 좋은 화질과 좋은 음질을 보여주려고 하고, 정확한 발음과 지루하지 않은 호흡으로 다가서려고 합니다.”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자신만의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크리에이터로서 본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 자신이 곧 콘텐츠인 사람들은 주변 환경과 상관 없이 훨씬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음은 설득박사 김효석 씨와의 일문일답.

Q. 자기소개와 활동영역에 대한 설명을 부탁 드린다.

A. 첫 직장은 보험회사 영업사원이었고, 두 번째는 지상파 아나운서였다. 영업과 방송을 함께 하고 싶어서 쇼호스트로 전향을 했고, 그 경험으로 쇼호스트 학원을 18년째 운영하고 있다. 또 기업체에서 빨리 설득하는 방법 등 화법을 강의하고 있다. 그래서 틱톡에서도 설득 관련 콘텐츠를 올리게 됐다. 제가 가진 콘텐츠를 많은 분들에게 나누면서 스스로를 홍보하기 위해 틱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Q. 크리에이터 활동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A. 어릴 때부터 말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아나운서가 되니 말을 좀 할 수 있게 됐는데, 그러다 홈쇼핑을 보니 쇼호스트들이 말을 더 잘하더라. ‘이건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섰는데, 사람들이 믿고 제품을 사주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됐다. ‘말’이라는 것을 연구해봐야겠다 싶어 학위를 따고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5년 무렵 아프리카 방송 초창기 시절에 1인 방송에 재미를 붙였다. 처음에는 학생들 교육 때문에 시작했는데, 제가 시범을 보여야 하다보니 오히려 제가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 사람들에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입장이다 보니 1인 방송 플랫폼이 연습하기도 좋고 저에게 적합했다. 지금은 틱톡까지 하게 됐고, 당장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는 인플루언서가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Q. 기획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콘텐츠 촬영·편집 등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A. 주로 기업체에서 강의했던 것들, 또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했던 것을 정리한 내용이 많다. 촬영은 저희 학원 스튜디오에서 하고 있고, 편집은 편집 PD님이 도와주고 계신다. 설득 스피치를 전문으로 콘셉트를 잡아서 그것만 하고 있다. 직접 채널을 운영해보니, 채널 성격과 맞지 않는 콘텐츠가 올라가면 이상하더라. 철저하게 설득에 관계된, 면접이라든지 세일즈에 필요한 각종 스피치 화법을 선보이고 있다.

Q. 주로 긴 호흡이 필요한 교육 콘텐츠를 숏폼 플랫폼인 틱톡에서 선보이는 이유는?

A. 요즘 트렌드가 호흡이 짧은 숏폼 플랫폼이다보니 제가 하는 강의도 점차 숏폼으로 바뀔 것 같았다. 저 또한 이번 기회에 숏폼 플랫폼을 배우기 위해서 하게 됐다. 그 전에는 유튜브에서 매일 한편씩 올렸는데, 틱톡은 짧은 시간 안에 말을 전달해야 하다보니 오히려 말을 간결하게 할 수 있도록 1분 스피치에 적합한 원고를 쓴다. 유튜브는 파급력이 엄청 크지만 조회수를 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틱톡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몇 천씩 조회수가 나오고 잘 나올 땐 몇 십만도 훌쩍 나온다.

Q. 어떤 전략과 노력으로 임했는지. 팔로워들을 모으는 비결이 있으면 공유해달라.

A. 조회수가 높은 것은 주로 면접과 관련된 콘텐츠다. ‘꼰대 면접관들이 하는 질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런 콘텐츠가 있었는데, 예를 들어 ‘쉬는 날 주로 뭐하세요’ 이런 질문을 할 때 면접자가 슬기롭게 답변하는 법 등을 알려준다.

젊은 친구들 감각은 쉽게 못 따라가다 보니 제가 갖고 있는 스튜디오라든지 장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요즘 촬영은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하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DSLR 카메라로 전문적으로 촬영하고 자막이나 음악에도 신경을 쓴다. 또, 틱톡은 짧은 호흡의 콘텐츠이다보니 서두에 궁금증을 유발하는 인트로를 던진다. 첫 5초에 어떻게 시선을 잡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Q. 올해 그리고 중장기 목표와 계획은?

A. 일단 구독자를 많이 모아서 연말까지 2만명은 채우고 싶다. 그리고 단순한 화법 강의에서 나아가 실제 상품을 가지고 판매하는 화법을 알려주고 싶다. 똑같은 상품일지라도 어떤 화법으로 표현하면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는지 같은 것들. 회사 입장에서도 자연스럽게 광고가 되고, 구독자들도 실제 상품에 관한 것이니 임팩트 있지 않을까. 장기적으로는 후인 양성이 목표다. 내실 있게 교육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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